野, 李대통령 나토 불참에 "외교적 실책" "왕따 외교" 공세 "대통령실, 불참이 초래할 외교·안보적 파장을 직시하고 해명하라" 뉴시스 |
2025년 06월 23일(월) 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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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의 국제 안보 협력 무대인 나토 정상회의 불참 결정은 자칫 친중·친러 외교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대통령 외교라인에 대한 총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중동 사태로 인한 안보·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제 공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계기"라며 "불참하기로 한 것은 이 대통령의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불참으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약한 고리로 인식돼 도리어 중국과 러시아의 강압외교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나토와 여타 인도태평양지역 파트너국(IP4)으로부터는 한국의 새 정부가 동맹과 파트너보다도 중국, 러시아 및 북한과의 관계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살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나토는 2022년부터 I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 자격으로 한국을 정상회의에 연속 초청해 왔는데,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러 군사협력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은 나토 정상회의 불참이 초래할 외교·안보적 파장을 직시하고 국민 앞에 즉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외교관 출신인 김건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은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불참 사유로 들고 있다"며 "하지만 중요한 외교무대를 차버릴 만큼 급박한 국내 현안이 무엇인지 불명하며 명백한 우선순위의 오판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미 실무진간 관세협상에서 미국 실무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몰라 협상이 진전되기 어렵다고 한다"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양자방문 시 결과물을 내야하는 부담감 없이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정확한 의중을 파악해 볼 찬스이기도 했다"고 썼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의원은 "지금 최대 방산시장으로 부상한 폴란드에 여러 무기사업이 있는데 특히 9조원 규모의 K2전차 2차 사업이 있다"며 "이제 최종계약 단계에 있는데 이번에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가셨으면 최종계약을 확정할 수 있는 시기인데 불참하면 계약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우리의 나토 정상회의 불참과 이로 인한 우방국과의 균열을 좋아할 나라는 우리의 나토 참석을 비판해온 중국, 러시아, 북한일 것"이라며 "믿고 싶지 않지만, 또다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는 '왕따 외교'의 길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적었다.
김대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우리나라가 그동안 개헌과 탄핵 국면으로 국가 신용도가 떨어졌다"며 "그래서 (이 대통령이) 자기가 선출됐다면서 국제사회에 가서 좀 알리고 적극적 외교를 펼치면 국익이 다시 원상회복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외교 무대에 가서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나토 불참은 이재명 정부 외교정책을 이른바 대미 자주파가 주도하겠다는 공개 선언 같다"며 "2025년 블록화된 국제정세 하에서 그런 실리도 국익도 버리는 정책은 자주파라기보다 '기분파'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나토 정상회의 불참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공세는 이 대통령의 외교적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보수 지지층의 반중·안보 민감도를 자극해 정치적 결집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