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걸그룹·저승사자 보이그룹, 실제 차트도 1위…'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글로벌 1위 돌풍
K팝 문화·韓 전통·현대 문화 잘 녹여내며 호평

뉴시스
2025년 06월 25일(수) 10:48
[나이스데이] K-팝 아이돌 문화·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함께 작품의 완성도로 호평을 받고 있는 넷플릭스 미국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감독 매기 강·크리스 아펠한스)가 OST로도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24일 K팝 업계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가 최근 미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를 찍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 K팝 아이돌 그룹이 부른 곡들도 송 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의 '왓 잇 사운즈 라이크'와 '골든', 5인조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유어 아이돌'과 '소다 팝' 등이 순위권이 들었다.

앨범은 또한 미국 애플 뮤직 앨범 차트 4위를 찍기도 했다.

K-팝 간판 걸그룹 '트와이스' 정연·지효·채영이 헌트릭스 세 멤버 역할로 부른 '테이크 다운(Take down)'도 화제다.

OST는 내로라하는 K팝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K팝 본연의 색깔을 잘 살렸다. '빅뱅' '블랙핑크'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 테디(TEDDY)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들이 크레디트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날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0일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사흘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분 시청 순위 정상을 지켰다. 아울러 31개국에서 1위를 찍었다.

◆韓 문화 녹여 공감대 형성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아이돌을 본격적으로 다룬 해외 첫 애니메이션이다. 줄거리를 거칠게 요약하면, 퇴마사이자 K팝 걸그룹인 헌트릭스가 악령이자 K팝 보이그룹인 사자보이스를 물리치는 이야기다.

헌트릭스는 우리 전통 예인의 궁극이기도 한 무당, 사자보이즈는 여전히 다양하게 해석되는 저승사자를 모티브로 삼았다.

한국계 캐나다 감독 매기 강이 공동 연출로 참여한 이 작품은 K팝과 한국의 전통과 현대에 대한 공부가 잘 돼 있어 국내 K-팝, 영화팬 들의 반가움을 샀다.
우선 '컴백'과 함께 진행하는 팬 사인회, 응원봉, 한국어 플래카드 등 K팝 팬덤 문화를 군데군데 잘 스케치했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엔 K-팝 팬들에게 익숙한 용어와 이들이 그룹들로부터 느끼는 매력을 느끼는 요소를 잘 집약했다. 선후배 관계인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가 서로 허리를 90도 이상 숙여서 인사하는 장면 등이 재미 포인트다.

K팝 아이돌의 원형질인 '서태지와 아이들', 1세대 K팝 보이그룹 'H.O.T.' 등을 보고 듣고 자랐다는 매기 강 감독은 포브스 등 외신과 인터뷰에서 헌트릭스 멤버들에 대해 트와이스, 블랙핑크, 있지(ITZY) 등을 참고했고, 여러 걸그룹이 섞였다고 설명했다.

또 트와이스 '스트래티지'를 비롯 힙합 듀오 '듀스'의 '나를 돌아봐', 그룹 '엑소'의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 듀오 '멜로망스'의 '사랑인가 봐' 등 한국 대중음악을 곳곳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특히 '사랑인가 봐'는 사자보이즈 리더 '진우' 목소리를 맡은 배우 안효섭이 주연을 맡은 K-드라마 '사내맞선' OST이기도 하다. 이 음악은 헌트릭스 앞에 사자보이즈가 처음 등장할 때 나온다. 매기 강 감독은 진우와 안효섭이 '사내맞선'에서 맡은 '강태무'와 유사점이 있다고 짚었다.

한국의 무속 신앙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무당, 저승사자 외에 당산나무, 도깨비 등의 이미지가 수시로 나온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마스코트가 된 호랑이와 갓 쓴 까치는 헌트릭스 루미와 사자보이즈 진우를 연결하는 일종의 령으로 나오는데, 한국 전통 민화 작호도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 초승달 모양으로 생긴 큰 칼인 언월도 등 헌트릭스 멤버들이 사용하는 무기도 한국 전통적인 양식에서 가져왔다.

또 헌트릭스 멤버들의 에너지 근원이 되는 김밥, 컵라면, 국밥 등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 역시 빠지지 않는다. 남산타워, 낙산공원, 잠실주경기장 등 한국의 주요 지역을 배경으로도 펼쳐놓는다. 한의원, 목욕탕도 등장한다.

안효섭 외 한국 스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들을 거리다. 이병헌이 메인 빌런 귀마, 김윤진이 헌트릭스 멘토 역을 맡았다.

K팝 팬들은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실제 컴백을 원한다며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외신들도 호의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소니 픽처스가 제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이 회사의 최근 히트작인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시리즈와 유사한 비주얼 스타일을 공유하는 혈통을 공유한다면서도 "대규모 예산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철학을 차용했다"고 차별점을 뒀다.

그러면서 "액션 시퀀스는 유려하고 몰입감이 뛰어나며, 미술은 눈길을 사로잡고, 흥미로우면서도 정형화된 음악이 제대로 활용돼 역동적인 스토리텔링 도구 역을 한다. 두 감독이 한국의 대중문화를 재치 있게 건드린다"고도 봤다.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nice-day.co.kr/article.php?aid=10354368850
프린트 시간 : 2025년 07월 01일 15: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