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 장기화 가능성에 건설업계 '촉각'…국토부도 비상대책반 꾸려

국토부, 23일부터 해건협과 함께 중동 상황 대응
이스라엘·이란 현장 없지만 원자재 수급 등 불안
하반기 중동 수주활동도 적신호…"영향 불가피"

뉴시스
2025년 06월 25일(수) 10:59
[나이스데이] 이스라엘과 이란, 미국 등의 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중동 정세가 연일 급변하는 만큼 국내 건설업계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사업 현장의 직접적인 위협은 물론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부도 당분간 비상대책반을 꾸려 대응할 방침이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3일부터 국장급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중동 확전 가능성에 대비하고 해외건설협회, 중동 진출 기업들과의 소통·관리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는 휴전 정국에 접어들며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겠다고 밝혀 확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란과 이스라엘이 거주하던 우리 국민 150명이 대피한 상태다. 두 국가에 운영 중인 국내 건설사 현장은 없다. 다만 분쟁 초기 이란에 있던 국내 한 대형 건설사 지사장 1명은 두바이로 피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건설사들은 대부분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 이라크,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 집중적으로 진출한 상황이다. 이란이 이라크 및 카타르 주둔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만큼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3일부터는 비상대책반을 꾸려 확전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해외건설협회(해건협), 중동 진출 기업의 본사·지사와 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업계와 중동의 상황을 공유하고 있고 권역 내 근로자 안전과 수주, 원자재 수급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해건협은 당장 국내 건설사 참여 현장과 수주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이후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만큼 원활한 수주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지역은 해외 수주 약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해외건설 실적과도 직결된다. 국토부의 해외건설 월간수주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16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136억6000만 달러) 대비 약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올해 목표액으로 제시한 500억 달러의 23%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동지역 수주는 56억4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99억8000만 달러) 대비 43% 줄었다. 네옴시티 사업 표류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수주가 67.9% 감소한 영향이 직접적인 요인이나 중동 지역의 분쟁이 지속되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분쟁이 다시 확전 국면에 접어들거나 장기화 여부에 따라 국제 유가 상승 등 공사비가 급등하거나 물류·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해건협은 현지 이스라엘 및 이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 등 유관기관과의 핫라인을 가동했으며 매일 중동 정세를 모니터링 중이다.

국내 건설사 중 중동 지역에 가장 많은 현장을 운영하는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동쪽 지사와 현장이 주요국가 동향과 정세를 파악하고 중동 현장에서 수급해야 할 자재나 원가 관리에 영향 있을지 직·간접적인 대응계획을 고민 중"이라며 "확전되면 상황 달라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건협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면 원자재 수급 등 더 악영향 컸을텐데 일단은 한 고비 넘겼다고 보고, 다만 상황 어떻게 급변할 지 모르니까 지켜보는 중"이라며 "해외 건설의 주된 시장이 중동이고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하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활동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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