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로 상반기 가전 수출 '휘청'…하반기 불확실성 더 커질수도

1~5월 가전 수출 38억弗 전년비 8.3% 감소
美관세 부과로 하반기 수출환경 불확실성↑
"가전업계와 소통 TF 운영…지원 방안 강구"

뉴시스
2025년 06월 26일(목) 11:13
[나이스데이] 우리나라 가전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 내 주택경기 침체 영향으로 올 상반기 대미 가전 수출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 관세를 가전에 적용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으로 하반기 수출 환경도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정부 차원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낸다.

26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 가전 제품은 전년동기대비 9.7% 감소한 31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6월 가전 제품의 수출액 예상치는 전년동기대비 8.3% 줄어든 약 38억 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올 하반기 가전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한 39억 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상치가 제시됐다.

가전 수출액이 지난해와 달리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우리나라 대형 가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형 가전 주력 시장인 미국과 서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가 나타날 수 있고 소형가전 시장인 아시아·남미 등에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을 사용한 가전제품에 철강 관세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올 하반기 가전 수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철강 파생상품 목록에 냉장고, 냉동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토브, 오븐 등을 추가했는데 해당 제품들이 우리나라 주력 수출 상품인 만큼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의 가전제품 수출국 순위와 점유율을 살펴보면 수출국 1~3위는 멕시코, 중국, 한국 등이다. 우리나라는 식기세척기에서 1위, 건조기 2위, 냉장고 3위, 세탁기와 스토브·오븐 4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식기세척기의 미국 수출 비중은 52.2% 수준에 달하고 스토브·오븐의 경우 66.2% 수준의 비중을 보인다. 전체적으로 가전 5대 품목의 수출 의존도는 61.3%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재 부과되고 있는 철강 부품에 대한 관세에 더해 국가별 상호관세가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 내 월풀(Whirpool), GE어플라이언스(GE Appliance) 등과의 경쟁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가전업계에선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멕시코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국가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생산 분산 계획은 미국으로부터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 받을 수 있는 중국, 베트남, 인도 등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멕시코, 브라질 등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추진될 공산이 크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미국 관세정책이 가전·스마트폰 산업에 끼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을 생산하는 기업이 미국 내 생산 확대, 제품 생산 분산 등을 추진할 경우 국내 중소·중견기업 피해가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의 경우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미국 공장 신·증설을 고려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예상된다"며 "완제품 기업의 주요 생산국이 변화하면 글로벌 조달처, 판매처 등 공급망이 변화할 수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어려운 협력 중소·중견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 중심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미국 생산 비중이 높은 월풀, GE의 미국 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고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냉장고, 에어컨 품목에서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 우려를 해소하고 혁신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가전의 경우 품목이 다양하고 품목별 관세 부과율이 다른 만큼 향후 미국이 관세를 어떻게 적용하는 지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전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기 위한 가전업계 공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지속 운영하며 가전기업과 중소·중견협력사들의 영향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nice-day.co.kr/article.php?aid=10375181037
프린트 시간 : 2025년 07월 05일 14: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