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쓰러질 듯"…열탈진·경련 냅두면 '열사병' 부른다 올해 폭염일수 늘듯…열사병 응급처치 관건 뉴시스 |
2025년 07월 03일(목) 1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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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의료계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과도한 열 노출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군으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이 대표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신 통계를 보면 2024년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만724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1만5638명) 대비 약 74% 증가한 수치다.
열사병은 체온 조절 충추인 시상하부의 기능이 붕괴되면서 발생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이다. 40도 이상의 고체온과 의식 저하가 특징이다. 빈맥, 저혈압, 심한 두통, 오한,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심한 경우 다발성장기부전 및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온열질환 중 가장 치명적이다.
열사병이 의심될 경우,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우선 119에 연락해 신속히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송 전까지는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옷을 느슨하게 해 체열이 잘 발산되도록 한다. 또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환자의 전신을 닦아 체온을 낮추고, 부채나 선풍기를 이용해 피부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열이 식도록 도와준다. 목, 겨드랑이, 서혜부와 같이 주요 혈관이 지나는 부위에 얼음을 대어 중심체온을 빠르게 떨어뜨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환자가 의식이 명확하고 협조가 가능한 경우,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의식이 불분명하거나 구토가 있는 경우 구강 수분 섭취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열탈진은 심한 땀 분비로 인한 탈수와 전해질 소실로 인해 발생한다. 피로감, 현기증, 오심, 저혈압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열경련은 체내 염분 손실에 따른 근육 수축 이상으로 발생하며 주로 팔, 다리 또는 복부 근육에 경련이 나타난다. 이 경우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서늘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여 전해질이 포함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열경련이 발생한 경우 해당 부위의 근육을 부드럽게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이러한 경증 온열질환도 방치하면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노인, 만성질환자, 영유아 등 고위험군은 경미한 증상도 심각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유정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기후변화로 올 여름은 예년보다 폭염일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야외활동 전 반드시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 활동을 할 땐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통풍이 잘 되는 편안한 복장을 하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실신하거나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수분을 공급하는 등 초기 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의식 저하가 지속되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119를 호출하고 응급실로 이송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폭염 기간 동안 건설현장, 농작업, 택배배달 등의 실외 근무자는 온열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햇볕이 가장 강한 시간대인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는 야외 작업을 피하고, 부득이하게 작업할 경우 20~30분 간격으로 규칙적인 휴식과 수분 보충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작업 전후 체온과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중증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며 “직장에서의 예방 교육과 냉방, 휴게 공간 마련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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