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동부지검장 "검찰, 바뀌지 않으면 해체 가까운 개혁 당할 것" 서울동부지검장 첫 출근 뉴시스 |
2025년 07월 04일(금) 1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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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지검장은 이날 오전 8시45분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 청사에 첫 출근하며 "무거운 중책 맡게 돼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감사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정치적 배경이 얽힌 인사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가'라는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바라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며 "10여 년간 내부고발자로 살아오면서 감수해온 부분이고, 진심은 앞으로의 행동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 목소리와 관련해선 "수십 년간 반복돼온 일"이라며 "한때 존경했던 검찰 선배가 지금은 내란수괴로 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며 후배들이 느끼는 참담함도 있다. 우리가 그때 잘못 평가했는지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임 지검장 인사를 인천세관 마약 외압 의혹 수사와 연계해 해석하는 데 대해선 "동부지검 업무 보고를 어제 밤에야 봤다"며 "별도의 수사단이 꾸려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저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백해룡 경정이나 박정훈 대령은 내부고발자로서 각종 시상식에서 마주친 사이"라며 "내부고발자의 애환과 의심, 불안을 잘 알고 있고, 최대한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대검 합수단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서도 "저라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검찰을 믿을 수 없어서 공수처에 갔던 사람이기에 검찰은 지금의 불신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권 행사 방향에 대해선 "아직 수사와 기소는 분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일선에서는 장기 미제 사건이 많고, 당사자들도 답답해하고 있다. 인지 수사보다는 주어진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추석 전까지 검찰개혁 틀을 만들겠다는 대통령 입장에 대해서는 "어제까지 국정기획위 전문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했고, 앞으로 자문위원으로도 계속 참여할 예정"이라며 "방향과 속도 등은 국정기획위에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임 지검장은 끝으로 "검찰이 신뢰를 잃은 건 말을 못해서가 아니라 행동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임 지검장은 지난 1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급으로 승진, 서울동부지검장에 보임됐다.
그는 검찰 내부에서 꾸준히 개혁 목소리를 내온 대표적 인물이다. 임 지검장은 2007년 광주 인화학교 장애아동 성폭력 사건인 이른바 '도가니 사건' 공판검사다. 2011년 영화 도가니 흥행으로 수사·재판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일자 검찰 내부망에 글을 게재해 사회적 비난에 공감을 표한 바 있다.
2012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이 확정된 고 윤중길 진보당 간사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 사건에서는 다른 검사에게 사건을 넘기란 상부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해 이듬해 정직 4개월 징계를 받았다. 2017년 대법원은 법무부가 임 검사장의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이어 2021년 검찰총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의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을 폭로했다.
2022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에 검찰 내 반발이 이어지자 "검찰이 재소자들의 인권을 침해해 진술을 조작했고, 검찰이 법정을 연극 무대화해 사법정의를 조롱했고, 검찰이 검찰의 조직적 범죄를 거듭 은폐했다"며 꼬집기도 했다.
한편 임 지검장은 이날 오전 10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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