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돌풍, 33년만에 전반기 1위…엘·롯·기 나란히 상위권[KBO 전반기 결산] 2위 LG와 8위 삼성 불과 5.5경기차…뜨거운 순위 경쟁 뉴시스 |
2025년 07월 11일(금) 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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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10일 종료된 전반기까지 52승 2무 33패를 기록,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했다. 시즌 50승 고지도 가장 먼저 점령했다.
한화가 전반기를 1위로 마친 것도, 시즌 50승에 선착한 것도 전신 빙그레 이글스 시절인 1998년 이후 33년 만이다.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처졌던 한화는 4월부터 상승세를 탔고, 4월말부터 33년 만에 12연승을 내달리며 18년 만에 1위 자리를 꿰찼다. 이후부터 선두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막강 원투펀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를 앞세운 탄탄한 마운드가 한화 선두 질주의 원동력이었다.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3.42로 1위다.
폰세는 전반기 18경기에서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로 맹활약했다. 다승, 평균자책점에서 1위고, 탈삼진 부문에서도 161개로 압도적인 선두다. 승률에서도 공동 1위를 달리는 폰세는 투수 4관왕까지 넘보고 있다.
와이스도 18경기에서 10승 3패 평균자책점 3.07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한화 선발진을 쌍끌이했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을 필두로 주현상, 한승혁, 박상원 등이 지키는 필승조도 탄탄했다. 특히 3월말 마무리 자리를 꿰찬 김서현은 시속 160㎞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로 활약해 수호신으로 입지를 굳혔다.
한화로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78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엄상백이 부진을 벗지 못하고 있는 것이 고민거리다.
선두 한화의 뒤를 쫓는 것이 '엘롯기 동맹'이다.
'엘롯기 동맹'은 전통의 인기 구단이면서도 2000년대 암흑기를 보낸 LG와 롯데, KIA를 묶어 조롱하며 부르던 단어지만, 올해에는 다르다.
LG가 48승 2무 38패로 선두 한화에 4.5경기 차 뒤진 2위고, 롯데(47승 3무 39패)와 KIA(45승 3무 40패)가 3, 4위다.
시즌 초반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자랑하며 선두를 질주하던 LG는 6월 들어 9승 1무 12패에 그치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허벅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고 4월까지 견고한 투구를 펼치던 요니 치리노스도 기복을 겪으면서 짜임새 있게 돌아가던 선발진이 흔들렸다. 6월 이후로는 타선도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송승기가 5선발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고 임찬규가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LG는 2위로 전반기를 마치는데 성공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제 궤도에 오르면 LG는 후반기 반격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롯데는 잇단 부상 악재에 시달렸다. 타선의 주축을 이루는 황성빈, 윤동희, 나승엽, 손호영 등이 돌아가며 부상으로 이탈하고, 빈 자리를 메우던 장두성 등도 다치면서 공백이 컸다.
그럼에도 잇몸으로 버텨 상위권에 살아남았다. 봄에 성적이 좋았다가 무더위가 찾아오면 순위가 추락해 붙은 '봄데'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와 작별 중이다.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가 타선의 중심을 잡고, 전민재, 김동혁 등 신예들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면서 '신구 조화'를 이뤘다. 마운드 쪽에서 이민석과 홍민기, 최준용이 성장세를 자랑해 힘을 보탰다.
에이스 찰리 반즈도 왼쪽 어깨 부상으로 팀을 떠났지만, 대체 투수로 영입한 알렉 감보아가 '복덩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줄부상에 시달린 것은 KIA도 마찬가지였다.
2024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이 잇단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약 한 달 밖에 뛰지 못한 것을 비롯해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이 줄부상으로 빠졌다. 투수진 쪽에도 곽도규, 황동하가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다.
2024시즌 통합 우승 팀인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제 전력을 가동하지 못해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6월 한 달 동안 15승 2무 7패를 수확하면서 우승팀의 저력을 과시했다.
오선우, 김호령, 김석환, 박민 등 2군에 주로 머물던 선수들이 1군에서 자리를 잡으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고, 마운드 쪽에서는 성영탁이라는 '깜짝 스타'가 등장했다.
롯데와 KIA는 부상병이 모두 돌아오는 후반기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KIA는 전반기 종료 직전 최형우, 윤영철이 또 부상으로 빠져 고민이 생겼다.
LG와 롯데, KIA도 상위권을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중위권 팀들의 추격이 거세다. 2위와 8위 삼성 라이온즈(43승 1무 44패)의 격차가 5.5경기에 불과하다.
5위 KT 위즈(45승 3무 41패)와 6위 SSG 랜더스(43승 3무 41패)는 호시탐탐 선두권 진입을 노린다.
KT는 핵심 타자인 강백호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부진에 시달려 타선이 침체된 모습이었으나 안현민이라는 '깜짝 스타'가 등장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윌리엄 쿠에바스가 다소 부진하기는 했으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으로 이뤄진 강력한 선발진 덕에 중위권에 자리했다.
SSG도 핵심 타자이자 통산 홈런왕인 최정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한 후 좀처럼 부진을 벗지 못해 타선에 무게감이 떨어졌다.
그러나 선발진에서 외국인 원투펀치 드류 앤더슨, 미치 화이트가 중심을 잡으면서 하위권으로 처지지 않을 수 있었다.
7, 8위로 처져있지만 NC 다이노스(40승 5무 40패)와 삼성(43승 1무 44패)도 가을야구를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이호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낙점하고 2025시즌을 시작한 NC는 3월말 홈 구장 창원 NC파크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기나긴 원정 생활로 피로가 쌓인 NC는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체력을 보충하고 후반기 반등을 노린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오른 삼성은 홈과 원정에서의 경기력 편차가 심하고, 불펜이 크게 흔들리면서 하위권으로 처진 상태다. 삼성으로선 불펜이 안정돼야 상위권 추격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맴돈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2일 이승엽 전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큰 반전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특유의 '뚝심'이 살아나는 중이다.
2025시즌 외국인 선수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꾸린 키움은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최하위로 처졌다. 키움은 라울 알칸타라와 라클란 웰스를 영입해 선발진을 새롭게 꾸린 상태다.
9위 두산에도 10.5경기 차로 뒤져있는 키움은 후반기 반전을 일으키지 못하면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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