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 "아세안+3 프레임워크 중요성 더 커져"…중·일 외교수장과도 조우 아세안+3 실질협력 강화…박 차관, 중일 외교수장에 먼저 다가가 악수 뉴시스 |
2025년 07월 11일(금) 1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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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차관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6차 아세안+3(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세계적인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이 지역 프레임워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아세안+3 메커니즘의 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세안+3(APT) 외교장관회의는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출범, 경제, 보건, 환경, 초국경범죄 등 20여개 분야에서 60여개 회의체를 운영하는 기능 중심 협의체다.
박 차관은 지난달 한국 신정부 출범 후 1주일 이내 일본 및 중국 정상과 통화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한·일·중 3국 협력과 아세안+3 차원의 협력이 상호 추동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또 전세계 경제 성장의 40% 이상을 견인하는 글로벌 경제의 주요 행위자로서 아세안+3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령화, 디지털·그린 전환 등 공통의 도전에 직면한 한·일·중 및 아세안간 미래 협력 분야로 아세안의 인구 보너스를 활용한 숙련 인력 양성, 아세안 디지털경제 기본 협정(DEFA) 이행 역량 배양, 아세안 에너지 공급망 구축 협력 방안 검토 등도 제안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박 차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은 이웃 국가인 일본,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3국 협력을 활성화해 왔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취임한 지 일주일 만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한 점을 거론하면서 "이는 3국 협력 활성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우리는 이 통화가 아세안+3(APT) 프레임워크를 보완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APT는 1997년 출범 이후 아시아 금융위기와 자연재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지역적 과제 해결에 있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며 "5월 APT 재무장관 회의에서 재확인된 바와 같이, 아세안+3 메커니즘은 중기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 총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차관은 APT 프레임워크가 의미 있는 진전을 보여준 세 가지 분야로 "재정, 식량 안보, 미래 세대 역량 강화"를 거론하면서 "동아시아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기능적인 다자간 메커니즘 중 하나인 아세안+3은 우리 지역이 직면한 국경 간 도전 과제들을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한국은 한-아세안, 일-아세안, 중-아세안 파트너십을 심화해 나가는 데 전념하고,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45를 구체적인 아세안+3 협력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여러분 모두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한반도의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아세안+3 차원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지 않았지만 전 정부보다는 북한 문제 관련한 날카로운 비판 대신 향후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1997년 출범 이래 아세안+3를 통해 금융위기, 자연재해, 코로나19 등 역내 공통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다고 평가하면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아세안+3 비상쌀비축제(APTERR)' 등 아세안+3 메커니즘을 통한 협력을 지속 모색키로 했다고 외교부가 설명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란 아세안+3 국가내 금융위기 발생시 달러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다자간 통화스왑 체제를 의미한다. 아세안+3 비상쌀비축제를 통해서는 아세안+3 국가간 역내 식량위기 공동 대처를 위해 쌀을 사전에 약정·비축하고 비상시 판매·장기차관·무상제공 등을 통해 지원한다.
한중일 외교수장이 모인 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여 만에 성사된 것이다. 한국측 수석대표로는 박 차관이 대참했고, 중국 측은 왕이 외교부장, 일본 측은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장관급 수석대표로 각각 참석했다.
이날 아세아+3 회의 시작 전 박 차관은 바로 옆자리에 앉은 이와야 외무상의 손짓에 다가가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후 박 차관은 회의장에서 착석한 왕이 외교부장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박 차관이 중일 외교수장을 한 자리에서 동시에 만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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