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 집사' 투자 한국증권금융 "대기업도 해서"…'부실 검증' 논란

'집사' 관여 렌터카 업체 투자한 배경 묻는 질의에
국회에 "대기업과 협업 기대될 것으로 전망" 답변
"투자 전후로 영업실적 저조" 알고도 50억원 투자
투자금 4분의 1은 '집사' 차명법인 의혹 기업으로

뉴시스
2025년 07월 17일(목) 10:50
[나이스데이] 김건희 여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가 관여한 업체에 50억원을 투자한 한국증권금융이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의 출자를 고려해 투자를 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검사팀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국회에 밝힌 입장인데, '증권사들의 은행' 격인 이 회사의 성격과 정황 등을 따져 보면 무책임한 해명과 부실 검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승원·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 받은 한국증권금융의 입장 자료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6월 '집사' 김씨가 관여한 IMS모빌리티에 50억원을 투자하면서 ▲사업 전망 ▲재무 현황 ▲투자 조건을 종합 검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업 전망 대목에서는 IMS모빌리티(당시 IMS원)이 국내 유일 사업자간 거래(B2B) 모빌리티 플랫폼이라 성장성을 기대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효성그룹(HS효성) 등이 공동 출자함에 따라 동 전략적 출자자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로 외형 성장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재무 현황 대목에서는 "2023년 투자 전후로 영업실적이 저조했으나, 단기 영업실적을 통한 이익보다는 중장기 전망을 중심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진입장벽이 있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인프라 구축에 소요되는 고정 비용 등 영업 손실이 있을 수 있다고 기술했다.

또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 청구권(풋옵션) 등을 확보해 투자원금 회수 가능성을 보장 받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함께 투자하는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가 누구인지 고려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건 금융투자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반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의 기업공시 자료와 운용사의 투자제안서를 종합하면 이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증권금융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오아시스)의 펀드를 통해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선순위 투자자' 중 하나다. 타 선순위 투자자인 신한은행 및 카카오모빌리티(각각 30억원), 키움증권(10억원), 후순위로 참여한 HS효성(계열사 4곳에서 총 35억원)보다 금액이 크다.

게다가 투자 유치 당시 'IMS원'이라는 명칭을 쓰던 IMS모빌리티는 2023년 1월 1일 기준 자산(556억원)보다 부채(1413억원)가 3배 가량 많은 상태였다.

또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한 후인 2023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선 자회사인 'IMS모빌리티'와 'IMS커넥트'에서 각각 113억원과 28억6000만원의 손상차손(회수가능성이 낮은 자산, 사실상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에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예탁금을 맡아 운용하는 국내 유일 증권금융 전담사라는 한국증권금융의 지위를 고려할 때 검증이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이 회사는 투자금 회수 장치로 RCPS 등을 제시했으나, 오아시스는 투자금 4분의 1인 46억4000만원을 RCPS가 아닌 기존 보통주(구주) 매입에 쓴 점도 의문을 산다.

이 구주는 이노베스트코리아가 보유한 지분이었다. 현재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씨의 부인 정모씨가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김씨가 차명법인을 내세워 기업들의 투자금을 챙겨 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도 이런 정황에 의문을 갖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오너리스크나 각종 형사사건에 연루된 기업들이 편의를 제공 받기 위해 김 여사와 관계가 깊은 김씨를 보고 투자를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검은 이날 오전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을 소환해 이런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증권금융 측은 뉴시스가 이같은 의문을 질의하자 "수사와 관련된 사항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

김 의원은 “금융기관이 거액을 투자할 경우 충분한 근거자료를 토대로 심사하고 투자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한국증권금융은 다른 기업의 투자를 보고 참여했다는 식의 변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각 기업의 배임 여부에 대한 특검의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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