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00%' 압박에 제약사 잇단 美 투자…AZ, 69조 투입

빅파마, 잇단 대규모 美제조시설 투자
바이오젠·노바티스·릴리·머크·J&J 등
국내 사도 중장기 전략으로 검토 나서
"현지시설 몸값 높아져…유예 1년 짧아"

뉴시스
2025년 07월 22일(화) 11:03
[나이스데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 속에서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잇달아 대규모의 미국 제조시설 투자를 발표했다.

영국계 글로벌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는 21일(현지 시간) 의약품 제조 및 R&D를 위해 2030년까지 미국에 500억 달러(약 69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버지니아에 신약 제조시설을 짓고,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인디애나, 텍사스에서 연구개발(R&D) 및 세포치료제 제조를 확대할 계획이다. 버지니아 공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최대 단일 투자가 된다. 먹는 GLP-1 물질, 고혈압 치료 물질 '박스드로스타트', 먹는 PCSK9 억제제 등 체중·대사관리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가 2030년까지 80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하려는 이 회사의 목표를 지원하고, 그 중 50%는 미국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미국 바이오젠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기존 제조시설에 2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바이오젠은 최근 몇 년 동안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을 포함해 현재까지 노스캐롤라이나의 제조 시설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지난 4월 미국 내 제조 및 연구개발 시설을 확장하기 위해 5년간 230억 달러(약 32조원)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미국 환자를 위한 모든 주요 의약품이 미국에서 제조될 것"이라며 "7개의 새로운 시설 포함 10개 시설을 통해 제조·연구·기술 입지를 확장하고 4000개 추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라이 릴리는 향후 5년 간 4개의 새로운 생산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제조역량 확장을 위해 270억 달러 규모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머크(MSD)도 미국 내 백신 생산 역량을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발표했으며, 존슨앤드존슨은 미국 내 제조를 위해 5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유명 제약바이오기업의 잇단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통한 리쇼어링(해외 공장 국내 복귀) 압박'에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관세로 시작해서 제약회사들에게 1년여 (미국 내 생산라인을) 건설할 시간을 줄 것"이라며 "그런 다음 우리는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 앞서 그는 "(미국으로) 들어올 시간을 1년이나 1년 반 정도 준 후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매우 높은 관세율, 200% 정도가 부과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예기간 부여, 단계적 인상, 200%의 수치까지 동원돼 미국 내 의약품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세계는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망이 글로벌 보건안보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현지 투자에 나서고 있진 않지만, 장기적 전략 중 하나로 계속 검토 중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생산시설 보유 회사의 인수를 검토 중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현지 시설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현지 기업의 몸값이 높아진 데다 유예기간 부과 시 더 높아질 수 있어, 녹록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유예기간을 준다고 하지만, 미국 시설을 인수하기에 1년의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며 "이미 현지 기업들의 몸값이 높아졌고 유예기간 동안 더 값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 기간 동안 치열하게 물밑 접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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