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앞으로 다가온 APEC, 李정부 주도 첫 다자회의…美·中 정상 방한 촉각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 주목…국제무대 한국 위상 높일 기회
트럼프·시진핑 방한 여부가 중요…참석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기류
경제 분야 협력 뿐 아니라 북핵 문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룰 듯

뉴시스
2025년 07월 22일(화) 11:40
[나이스데이] 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23일로 D-100일이 된다. 미국발 관세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중요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치열한 정상 외교가 한국 경주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지 주목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의체 중 하나인 APEC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경제성장과 번영을 추구하는 경제공동체 추진을 목표로 두고 있으나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도 논의가 활발해지는 추세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국내에서 개최하는 첫 다자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이번 회의가 한반도 정세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는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의 리더십을 국제무대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된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핵심 외교 전략으로 내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가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취임 다섯달 만에 APEC 정상회의 의장으로서 다자 정상외교를 주도하는 동시에 각 회원국과 별도로 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과제를 맡기 때문이다.

이번 경주 APEC 회의는 미국발 관세 협상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새로운 무역협정의 영향이나 후폭풍이나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개최된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 러-우 전쟁 종전이나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외교가 안팎에서 심심찮게 거론된다. 이런 측면에서 경주 APEC 회의에서는 국제 경제와 정치의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관전포인트는 주요국 정상의 APEC 회의 참석 여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4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20개 회원국 정상을 대상으로 각국 재외공관을 통해 정식으로 APEC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 가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시진핑의 참석 여부에 따라 다른 회원국들도 정상의 직접 참석 여부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의 대면 참석이 APEC 회의의 성공적 개최와도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두 나라 정상의 참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긍정적인 기류가 읽혀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보수 논객으로 불리는 정규재씨,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가진 오찬자리에서 "시 주석이 APEC 정상 회담(회의)에 올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게 정씨의 전언이다. 정부 안팎에서도 올해 APEC 의장국 한국에 이어 중국은 내년 APEC 의장국을 맡기 때문에, 시 주석의 차기 APEC 의장국 정상으로서 방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주 인사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APEC 회의 관련 방한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저는 상당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제가 밝힐 수 없는 근거도 있다"고 답했다.

만약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경제, 군사 등 거의 전 분야에서 대(對)중국 견제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방한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특히 APEC 회의 전 이 대통령의 방미를 통해 한미 정상회담이 미국에서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답방 형식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한다면 이 대통령은 한미, 한중 양자회담을 각각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미·중 정상이 APEC 회의에 참석할 경우 양자회담 추진 계획을 묻는 말에 "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 간 '셔틀 외교'를 지속하기로 한 일본을 비롯해 한국을 찾은 각국 정상들과도 접촉하며 릴레이 정상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들 국가 정상과의 정상회담에서 주로 핵심광물 등 자원·공급망에 관한 협력이나 방산, 원전, 조선 등과 같은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경제외교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주요국 정상의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APEC 회의가 열리기 전에 민감한 현안이나 의제를 사전에 조율하는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양자 정상회담 때 대화나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협상이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 중국과의 서해 불법 구조물 갈등,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이견 등이 APEC 정상회의에 갈등 요소로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의장국으로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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