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차 관세 15%에 韓 기대감↑…쌀 대신 조선 히든카드 통할까

美 협상 타결 5개국 모두 농산물 시장 개방·수입 확대
소고기·쌀 농축산물 시장 개방 대신 조선업 협력 전면
한미 조선업 협력 시 연간 10~15억弗 기대 효과 발생
증권가, 미일 협상 타결로 韓 자동차 관세 인하 기대↑

뉴시스
2025년 07월 24일(목) 11:06
[나이스데이] 우리나라와 대미 수출 구조가 비슷한 일본이 미국과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하향 조정에 합의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향후 진행되는 협상에 따라 자동차 품목에 부과된 25% 관세율을 낮출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미국에 쌀 등 일부 농산물과 자동차 시장 개방을 약속했고,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 참여 등 5500억 달러의 투자에 합의했다. 많은 것을 내줬지만 자동차 품목별 관세 인하를 얻어낸 만큼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미국이 쌀·소고기 시장 개방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축산물 시장 개방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조선업을 협상 카드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라 타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 5개국은 농산물 시장 개방 또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에 일정 부분 동의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하와 농산물 수입 확대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각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데 아이오와, 캔자스, 네브래스카 등 미국 중서부 농업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를 고려할 때 향후 우리나라와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 해제'와 '쌀 시장 추가 개방' 등을 더욱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내부적으로 소고기와 쌀 수입 확대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농산물 분야에서 검토되고 있는 우리 측 카드로는 연료용 작물로 분류되는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이 거론된다.

쌀의 경우 40만8700t에 5%의 '저율관세할당(TRQ)'를 적용하고 있는데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선 세계무역기구(WTO)의 양허표 협정문을 개정하기 위해 166개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사실상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힘들다.

소고기는 광우병 위험성, 한우 산업 피해 가능성 등을 고려해 협상에서 제외됐지만 미국산 소고기에 월령 제한 규제를 러시아, 벨라루스, 중국, 한국 등 소수의 국가만 유지하고 있어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되면 우리나라의 대미 협상 카드는 조선업 협력과 미국산 원유 수입, 기업들의 대미투자 확대 등으로 좁혀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주력 협상 카드론 조선업을 앞세워 우리 기업 투자를 늘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품목별 관세 인하를 얻어낸다는 목표로 압축된다.

트럼프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의 선박 산업을 재건하겠다"는 발언과 함께 한국의 조선 역량을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미간 조선업 협력은 대미 관세 협상에서 매력적인 카드로 볼 수 있다.

또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신속한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보다 질 높은 합의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도 한미간 조선 협력 카드를 통해 상호 및 품목별 관세율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미 의회 예산청(CBO)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미간 조선 협력이 본격화되면 미국은 ▲선박 조달 비용 절감 ▲MRO(유지·정비·보수) 외주 효율화 ▲조선산업 재건 투자 유입 ▲고용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선박 조달 비용 절감과 관련해선 한국 조선사 활용으로 기존 대비 15~30% 절감 가능한데 금액으론 연간 1억5000만~2억5000만 달러 등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MRO 비용 감소 및 효율화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고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공장 건설, 인력 양성 등에 따른 효과로 연간 1~2억 달러, 고용 창출 및 지역경제 효과로 2억~4억 달러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미간 조선업 협력으로 연간 10억~15억 달러 규모 기대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시간이 흐를 수록 미국 조선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 측에선 조선 협력을 필두로 다양한 산업의 대미 투자, 미국 원유 수입량 확대 등을 통해 한미 관세 협상의 큰 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자동차 품목관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미국이 일본과 관세 인하를 합의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자동차 관세 인하를 적용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8월 1일까지 진행되는 한미간 통상협의에서 성과가 부진하더라도 재차 협상을 통한 합의를 통한 품목별 관세 인하 가능성은 열려있는 만큼 국내 자동차에 부과된 품목별 관세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김지윤 KB증권 연구원은 "미일 관세 협상 타결로 한국과 유럽도 10% 가량 관세율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인하되고 멕시코산 자동차 관세가 인하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동일선상에서 상호관세 인하 및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가 필요하다"며 "품목별 관세 인하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성과가 부진하더라도 재차 협상을 통한 합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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