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서 잇단 폭발물 협박…"장난 아닌 중대 범죄"

담양 호텔, 광주여대 이어 백화점까지 '범죄 여전'
허위신고 2년 새 267건→354건 32.58% 늘어 증가세
사회적 혼란에도 범죄 인식은 낮아 "심각성 깨달아야"

뉴시스
2025년 08월 11일(월) 18:51
[나이스데이] 광주 도심 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 사건이 발생하는 등 광주·전남에서 허위 협박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협박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공중협박죄'가 시행됐지만, 유사 범행이 성행하고 있어 사회적 혼란이 우려된다.

11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국 각 백화점 5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8일부터 10일 사이 터트리겠다'는 내용의 팩스가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로 수신, 이날 오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팩스 문서에 명시된 광주 동구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서구 광주신세계에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팀(EOD)과 탐색견, 형사팀 등을 급파해 수색을 벌였다. 두 백화점 각각 경찰과 소방, 군, 지자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됐다.

경찰특공대가 출동하고 백화점 내부에 있던 직원 등이 대피, 백화점 영업이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장갑차까지 동원, 삼엄한 분위기에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광주·전남에서 폭발물 허위 협박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7일에는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에서는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3시30분에 터트리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수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수색을 벌였다.

수색에 나선 경찰과 군은 건물 내부에 있던 사람들을 전원 밖으로 대피, 4시간여 동안 건물 전체를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2월17일에는 전남경찰청 상황실에 '호텔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오후 2시에 터질 것'이라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경찰은 전남 담양의 한 호텔에 경력을 투입해 4시간여 동안 정밀 수색을 벌였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인근 주민과 숙박객 등 20여명이 대피, 오후 예정돼 있던 세미나 등 호텔 행사 3건이 취소됐다.


경찰이 파악한 허위신고는 광주 2022년 129건, 2023년 146건, 2024년 190건이다. 같은 기간 전남은 138건, 146건, 164건으로 집계됐다.광주·전남 통틀어 2년 새 267건에서 354건으로 32.58%(87건) 증가하는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올 들어 7월까지 발생한 허위 신고도 광주 97건, 전남 107건에 이른다.

특히 올해 3월 불특정 다수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한 경우 실제 피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징역 5년이나 벌금 2000만원에 처하는 공중협박죄가 시행됐지만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법 시행 이후 광주에서도 최근까지 3건의 공중협박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허위신고 등 공중협박은 사회적 혼란이 야기하는 것은 물론 공권력 낭비와 영업 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 막대한 피해를 불러오고 있다. 하지만 '장난'이나 '호기심'으로 치부하는 등 범죄에 대한 인식이 낮고, IP추적을 피하거나 익명을 활용해 손쉽게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찰 한 관계자는 "단순한 장난을 넘어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려는 경향도 보인다"며 "익명이 보장된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 쉽게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벌이 강화됐고 사회적 혼란과 피해가 크지만 범죄의 심각성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공공의 안전과 사회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것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nice-day.co.kr/article.php?aid=11054023881
프린트 시간 : 2025년 08월 11일 23:2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