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총합 357세' 슈퍼주니어, 아이돌 의혹을 불식하는 불혹의 매혹

올해 데뷔 20주년…완전체 9人 평균나이 40세
'슈퍼쇼10', 22~24일 서울 케이스포돔서 포문
매 회차마다 3시간30분 넘게 공연하며 건재 과시

뉴시스
2025년 08월 25일(월) 11:00
[나이스데이] 불혹(不惑)은 유혹에 휘둘려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를 가리키지만, K-팝 아이돌을 하기엔 의혹을 부르는 나이라는 건 부인하기 힘들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한류 광개토대왕'인 그룹 '슈퍼주니어' 이특·희철·예성·신동·은혁·동해·시원·려욱·규현 9인 멤버들의 나이 총합은 357세, 평균나이 40세(39.6세)다.

폭발적인 힘을 자랑하는 20대 아이돌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들은 K-팝 아이돌의 장수 가능성을 가능한 넓게 잡아도 된다는 걸 증명했다.

24일 오후 슈퍼주니어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펼친 20주년 기념 콘서트 '슈퍼 쇼 10(SUPER SHOW 10)'을 통해서다.

지난 22일부터 3일 연속 매일 3시간30분씩 이상 공연한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이날도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다.
데뷔곡 '트윈스(Twins)'로 포문을 열고 팀 결성 이후 초창기 따로 합류한 규현의 등장을 극적으로 표현한 'U'로 연결되는 초반 공연 서사부터 노련미를 뽐내며, '아이돌 의혹'을 불식시키는 '불혹의 매혹'이 내내 펼쳐졌다.

2005년 데뷔 당시 슈퍼주니어 롤모델은 일본 그룹 '스마프(SMAP)'였다. 스마프 멤버들은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 예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멀티테이너였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이를 넘어섰다. 가수 외 예능, 연기 등의 활동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현재 아이돌들이 MC, 예능, 뮤지컬 영역 등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감이 뛰어난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입담과 티키타카는 콘서트에서도 이어졌다. 이특이 자신들을 가리키며 "대한민국 아이돌 그룹의 고령화가 심각하다"고 너스레를 떨자, 멤버들은 "고령화 주범"이라고 맞받아쳤다. 한동안 음악 활동보다 예능 활동이 많았던 김희철은 스스로를 "돌아온 탕자"라고 소개했다. 은혁은 팬들에게 "오십살 돼도 옆에 있어주실 거죠?"라고 물었다.

슈퍼주니어는 K-팝 아이돌의 범주를 최대한 넓게 잡는데 힘을 싣고 있는 대표주자다. 세트리스트 및 퍼포먼스 구성(은혁), VCR 연출(신동), 관객 인터랙티브 기획(이특), 스타일링 아이디어(예성), 악기 연주(희철) 등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이유도 그간 다채로운 활동 덕분이다.
아이돌과 비아이돌을 가르는 일차적 기준이 단지 물리적 나이가 아니라는 걸 슈퍼주니어는 이렇게 보여준다. 단지 나이가 많다고 아이돌 자격을 발탁당할 수 없다는 징표다.

특히 '미스터 심플', '미인아', '쏘리 쏘리' 등 K-팝의 상징적인 곡들의 퍼레이드는 슈퍼주니어가 탁월한 아이돌성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며 열광할 누군가가 있는 한 아이돌의 성취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견으로 수렴됐다. '슈퍼쇼'는 이를 증명하는 확실한 브랜드다.

2012년 한국 그룹 최초 프랑스 단독 콘서트('슈퍼쇼4' 파리 공연), 2013년 한국 가수 사상 최대 규모 남미 투어('슈퍼쇼5' 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페루 4개 지역 공연), 2019년 아시아 가수 최초 사우디아라비아 단독 콘서트('슈퍼쇼 7' 제다 공연) 등의 기록을 비롯해 아시아·유럽·중남미 전 세계 30개 이상의 지역 통산 194회 공연을 통해 약 330만명(2024년 스핀-오프(SPIN-OFF) 포함)을 모은 기록은 앞으로도 경신될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슈퍼쇼 10'을 앞두고 소셜 미디어엔 '슈퍼쇼1'부터 '슈퍼쇼9'까지 티켓을 인증하는 슈퍼주니어 팬덤 엘프들이 잇따랐다. 일본, 중국은 물론 동남아,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남미의 엘프들은 파랑 옷을 입은 채 현장을 찾아 슈퍼주니어 상징색인 펄 사파이어 블루 빛 응원봉을 내내 흔들었다.
아이돌의 텍스트는 대중문화의 장악력에서 나온다. K-팝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전반의 영향력을 강화 중인 슈퍼주니어는 음악과 예능 등에서 쌓아온 성실함으로 아이돌의 인용을 문화 전방위로 퍼뜨린다.

슈퍼주니어 이름값만으로 아이돌이라는 수식이 계속 붙지 않는다. 그 울림이 유효해야 아이돌이라는 수식이 미끄러지지 않는데, 슈퍼주니어는 당분간 자신들의 한계를 그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규현은 공연 도중 발목을 접질렀음에도 끝까지 무대 위에 서 있었다. 현재 슈퍼주니어 테두리 밖에 있는 멤버들의 우정도 이어졌다. 2019년 팀을 탈퇴한 강인이 이날 객석에서 확인됐고, 슈퍼주니어 중국 유닛 '슈퍼주니어-M' 멤버 조미도 강인 옆에 자리했다.

슈퍼주니어는 내달 홍콩 등을 거쳐 내년 3월까지 '슈퍼쇼10'을 이어간다. 공연 말미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탁영준 공동 대표로부터 '슈퍼쇼10' 앙코르 공연 확답까지 받았다.

이번 서울 3회차 공연은 시야제한석까지 매진돼 1만명씩 총 관객수 약 3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22일은 전 세계 14개 지역 극장에서 라이브 뷰잉을 진행했고 전날과 이날은 비욘드 라이브와 위버스 생중계를 병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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