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환대' 트럼프 꿰뚫은 李대통령 '거래의 기술' 통했다

젤렌스키·라마포사 같은 외교 굴욕 피해
노련했던 K-협상전략…PASS 전략으로 공략
외신들도 '성공적 회담' 긍정 평가

뉴시스
2025년 08월 26일(화) 09:57
[나이스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 우리는 그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강도 높은 경고성 발언을 던진 것은 2시간여 후 백악관에서 있을 한미 정상회담의 돌발 변수로 여겨지기에 충분했다.

자칫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대통령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외교 참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나돌았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해"라는 말을 이끌어냈고, 양국 정상은 내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소를 지으며 품위 있는 회담을 진행했다. 외신들은 "회담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외신도 주목한 K-협상 전략…노련하게 실리 확보

외신들은 특히 '경고'에서 '환대'로 바꾼 이 대통령의 협상 전략을 주목했다. 돌발 변수에 침착하면서도 노련하게 대처했고, 트럼프 대통령 '맞춤형' 외교 전략을 구사하면서 경제와 안보, 한반도 문제에서 실리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숙청 또는 혁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한국과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위협했지만 이 대통령은 노련하게 대처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의 백악관 집무실 장식을 칭찬하고, 한반도 평화 노력에 대한 그의 공을 높이 평가하면서 칭찬과 아첨 전략을 구사해 불필요한 갈등을 피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적 외교'와 '동맹에 대한 압박'이란 위험 요소를 성공적으로 관리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순방지로 미국이 아닌 일본을 방문해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봤다.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를 중시하는 트럼프의 정책 방향에 맞춰 실용적인 접근을 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숙청이나 혁명에 대한 모호한 불만을 철회한 것'을 주목하면서 이 대통령의 철저한 준비가 효과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다른 외국 정상들이 구사했던 '골프'에 대해 이야기하고 백악관 실내 장식과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극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1987년 회고록 '거래의 기술'을 읽고 준비를 했다고 지적했다.

◆칭찬-동의-제안-요구 'PASS' 전략으로 트럼프 공략

이 대통령은 '칭찬(Praise)-동의(Agree)-제안(Suggest)-요구(Seek)'의 일종의 'P-A-S-S'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백악관 집무실의 금빛 장식이나 과거 한반도 평화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 업적이나 소유물을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를 꿰뚫은 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또 갈등보다는 공통분모를 찾는 전략을 취했다.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방위비 분담 등 민감한 이슈에 정면으로 반박하기보단 '안보가 튼튼해지는 동맹 현대화'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 경제와 안보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안도 제시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원자력, 국방 분야 등에 대한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고 북한에 '트럼프 타워'를 건설하자는 재치 있는 제안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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