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예방 위해 적정 공사비·공기 산정 의무화…분양가 영향은

발주자에 적정 공사비 산정 의무 부여
공기 연장 사유에 폭염 등 기상재해 추가
안전 규정 준수 여건 조성…긍정적 효과
공기 늘면 공사비 증가…분양가 반영 우려

뉴시스
2025년 09월 17일(수) 10:29
[나이스데이] 정부가 건설현장 산업재해 발생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던 공사비와 공사기간 문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공공·민간 발주자에게 적정 공사비 산정의무를 부여하고, 적정 공사기간이 확보될 수 있도록 민간공사 설계서에 공사기간 산정 기준을 포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적정 공사비와 공기가 확보되면 안전관련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산재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정 공사비와 공기 확보를 의무화하면 분양가가 상승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기가 늘면 공사비가 증가하는데 늘어난 공사비는 결국 분양가에 반영될 것이란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15일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에서 도급 계약시 적정한 비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공·민간 발주자에게 적정 공사비 산정의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산업안전 비용을 전가하는 부당특약에 대한 점검과 함께 과징금 부과수준도 상향한다.

아울러 적정 공사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간공사 설계서에 공사기간 산정 기준을 포함하고, 건설공사 기간 연장 사유로 폭염 등 기상재해를 추가하기로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그동안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정 공사비와 적정 공사기간 확보 등이 함께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건설현장에서는 공기가 지연되면 막대한 지체상금을 물어내야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무리한 '돌관공사(장비와 인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시행하는 공사)'가 결국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적정 공사비와 공기가 확보되면 안전관련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산재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정 공기와 적정 공사비가 확보되면 안전관련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며 "실무적으로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 공사비에 반영됐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정 공사비와 공기 확보를 의무화하면 분양가가 상승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기가 늘면 공사비가 증가하는데 늘어난 공사비는 결국 분양가에 반영될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산재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분양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4.5포인트(p) 상승한 104.5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분양가 상승 전망이 커진데 대해 "최근 원자재 가격 불안 추세와 함께 노란봉투법 통과와 산재 엄벌 기조로 인해 공기 지연과 실질적인 인건비 증가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부는 적정 공사비와 공기 산정 의무화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작업중지권이 발동되고 공기는 더 늘어난다"며 "결코 안전에 대한 사전적 예방이 분양가 상승이나 원가를 상승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도 "현재도 산재가 나면 모든 사업장의 작업이 중지되기 때문에 무조건 분양가 상승으로 연결 짓기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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