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첫 승' 삼성 최원태 "민호 형의 마지막 커브 사인, 이거다 싶었다"

6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첫 승

뉴시스
2025년 10월 10일(금) 10:51
[나이스데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선발 최원태가 그간 가을야구에서 남긴 부진을 말끔히 지우는 완벽투를 펼치고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첫 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누렸다.

최원태는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 SSG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최원태는 총 93개의 공을 뿌리는 동안 삼진은 8개를 잡았고, 안타는 단 2개, 볼넷은 1개만 내주는 그야말로 짠물 투구의 정석을 선보였다.

그는 이날 소화한 6이닝 중 3번의 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는 안정감도 뽐냈다. 큰 실점 위기도 없었다.

올해 정규시즌에 SSG를 상대로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3.18로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인 최원태는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당했던 아쉬움도 덜었다.

여기에 더해 그간 가을야구에서 남겼던 부진의 흔적도 훌훌 털어냈다.

최원태는 이날 경기 전까지 17차례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승리없이 2패만 떠안았고, 평균자책점 11.16에 그쳤다.

최원태는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지난 2019년과 2021년, 2022년, LG 트윈스에서 뛰던 2023년, 2024년 총 5차례 가을야구 무대를 경험했다.

그는 2022년 KT 위즈와의 준PO 3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3.86, 같은 해 LG와의 플레이오프(PO)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지만, 그 외 포스트시즌에서는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2023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KT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원태는 2023년 KS 2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와 볼넷을 2개씩을 내주고 4실점한 뒤 조기 강판당했다. 그해 KS 4차전에서는 구원 등판해 1이닝 1실점으로 흔들렸다.

가을야구에서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던 최원태는 이날 선보인 호투로 마침내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첫 승을 챙겼다.
1회초 이재현의 선제 솔로포로 1-0의 리드를 안은 최원태는 1회말 박성한과 안상현,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2회 들어 잠시 흔들릴 뻔했지만, 침착하게 위기를 넘겼다.

최원태는 2회말 선두타자 한유섬에게 중견수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최정을 유격수 땅볼, 고명준을 포수 땅볼, 최지훈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초에 터진 김영웅의 달아나는 투런포로 격차가 3-0까지 벌어진 3회말에도 그는 삼자범퇴로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4회말엔 2사 후 한유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최정에게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5회말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최원태는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성한에 좌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안상현을 유격수 뜬공, 에레디아를 삼진으로 틀어막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최원태는 삼성이 5-0으로 리드를 유지한 7회초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임무를 끝냈다.

이날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에서 취재진을 만난 최원태는 "오늘은 스트라이크도 많이 던지고 싶었고, 안타를 맞더라도 가운데에 던지자고 마음먹었는데, 운 좋게 잘 먹혔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이라고 의식하기보단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좋은 팀에 와서 투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날 그는 6회말 마지막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잡은 뒤 포수 강민호를 향해 포효하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해당 장면에 대해 최원태는 "오늘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기 전에 커브가 위로 올라가서 땅바닥에 던진다는 느낌으로 던지면 잘 먹히겠다고 생각했는데, (강)민호 형이 마침 커브로 사인을 내줘서 짜릿했다. 무조건 이 공으로 삼진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삼진이 나와서 민호 형한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날 모든 승리의 공을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

최원태는 "팀원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포스트시즌 첫 승을 따냈다. (구)자욱이 형도 오늘 아침 사우나에서 경기에서 흔들리더라도 단순하게 생각하고 한 곳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해 줬다"며 "덕분에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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