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수능]"어떤 길이든 응원할게" 광주수험생들에 따스한 응원

시험장 앞 가족·교사 격려 속 수험생 무사 입실 마쳐
"고생했다" 포옹·눈시울…입실 뒤 교사 손편지 '뭉클'

뉴시스
2025년 11월 13일(목) 10:48
[나이스데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광주 지역 시험장 곳곳에서는 수험생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이 이어졌다.

예년 같은 요란한 학교 대항 응원전은 없었지만, 가족과 교사의 다정한 격려가 수험생들에게 힘이 됐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28시험장인 국제고등학교 정문 앞.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수험생들의 발걸음을 배웅하는 부모들의 눈빛에는 애틋함이 묻어났다.

딸을 잠시 불러 세워 마지막으로 안아주는 아버지, 찬바람에 얼굴이 닿을까 양손으로 볼을 감싸주는 어머니까지. 수험생들은 그런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안심시키듯 다시 한 번 포옹한 뒤 교문 안으로 향했다.


입실 종료까지 30분을 앞둔 교내에서는 수험생들의 '막판 점검'이 이어졌다. 한 글자라도 더 보려는 학생들은 문제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어떤 학생은 담임교사가 쓴 편지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한 수험생은 담임교사가 쓴 편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기도 했다.

'사랑하는 제자 어린이들에게' '어디에 있든 어떤 길을 걷든 이 자리에서 항상 여러분의 삶을 뜨겁게 응원하겠다'는 글귀가 적힌 편지는 한동안 수험생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수험생 응원에 나선 교사들도 입실 종료 직전까지 교문 앞에서 제자들을 맞이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길었던 지난 3년간 수험 기간을 버텨준 제자들이 자랑스럽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기도했다.

교사 정용희(40·여)씨는 "올해 수능인 작년과 비슷한 난이도로 예상되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국어 과목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내가 어렵다면 남들도 모두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풀면 마음의 무거움이 한결 덜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3년 동안의 노력이 하루로 끝나는 날이 아니다. 언젠가 더 큰 보상이 있을테니 결과에 대해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수능이 끝나도 면접 등 입시 전형이 남은 만큼 함께 마지막까지 힘차게 완주하자"고 응원을 전했다.

같은 시간대 광주 서구 26지구 제21시험장 서석고 정문 앞에서도 수험생 자녀를 배웅하는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운 날씨에 두 손을 꼭 잡고 시험장으로 향하는 엄마와 아들, 행여 시험장이 추울까 자신의 외투를 벗어 건네는 아버지까지. 가족들은 걱정되는 마음에 수험생들이 시험장까지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아내의 등을 토닥이는 남편, 교문 앞 쪽문에 서서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이 되길 기원하며 아들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어머니도 눈에 띄었다.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그동안 고생했던 자식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냈다.

지역 종교계 봉사단체에서는 자발적으로 핫팩을 나눠줬고, 지역 연고지 축구 구단인 광주FC 직원들도 수험생들을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일부 수험생은 시험실 입장 10여분을 남기고 경찰 순찰차를 타고 급히 도착했고, 한 경찰관은 '도시락을 놓고 갔다'는 부모를 대신해 수험생에게 도시락을 전하기도 했다.



학부모 김미성(60·여)씨는 "넷째 아이의 수능 시험장 배웅을 나오고 있다. 늘 나올 때마다 자식들보다 더 긴장이 된다. 성적보단 인성, 성품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갖지 말라고 말했다. 저녁은 아들이 좋아하는 소고기를 먹을 예정이다."

부모 대신 수험생 동생을 배웅한 윤민지(20·여)씨는 "작년 기억이 떠올라 울컥했다. 동생이 너무 긴장하지 않고 늘 하던대로 시험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은 광주 지역 시험장 40곳에서 1만7731명, 전남은 시험장 46곳에서 1만4952명이 응시한다.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nice-day.co.kr/article.php?aid=12435167969
프린트 시간 : 2025년 11월 13일 21:3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