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여인형, 계엄 책임 공방…여 "계엄 못해, 무릎 꿇어"…尹 "체포 영장 필요"

여인형 "평시에 무슨 계엄을 하는가 생각"
尹 "체포 대상자 인적사항도 확인 안 해"

뉴시스
2025년 11월 25일(화) 11:38
[나이스데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비상계엄 사태에서 정치인 등 체포를 놓고 입장 차이를 보였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여 전 사령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동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재판에서 여 전 사령관을 상대로 직접 신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여 전 사령관에게 "10여명 (체포자) 명단이 있다고 하는데 만약 그 사람들에 대해서 체포든 수사든 하려고 하면 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해서 기본적으로 직업과 인적사항, 주소, 그리고 집 전화번호라든지 휴대폰 번호 이런 거 확인해 놔야 하는데 전혀 확인 안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 선포와 동시에 전격적으로 수사나 체포하려고 하면 어찌 됐든 미리 확인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에 다 수사관들이니까 누군가 체포나 뭐 할 거 같으면 사전 준비를 상당히 많이 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포고령 선포, 계엄 선포 이전에 범죄는 다른 사건하고 똑같이 영장을 받고 하고 포고령 위반 범죄는 영장주의 예외를 둘 수 있다"며 "계엄이 시작되면서 전격적으로 어떤 사람들 체포하고 잡아들이는 계획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것을 하려면 미리 다 사전에 준비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포고령 위반이 아니라 경찰, 국정원에도 얘기한 게 위치 추적이 영장 통해서 통신 자료 통신사로부터 받아야 돼서 그쪽으로 가능한가 물어본 거 아닌가"라며 "(여인형이) 방첩사령관 하면서 방첩 수사 지휘하는 입장이라 상식적인 차원에서 물어보는 것"이라고 나무랐다.

이에 여 전 사령관은 "일반론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비상대권 조치와 계엄을 언급하는 윤 전 대통령에게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해 무릎을 꿇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 증언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5월 또는 6월경 삼청동 안가에서 윤 전 대통령 및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시국을 걱정하며 비상대권 조치나 계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증언했다는 것이 여 전 사령관의 증언이다.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에게 "해당 모임에서 피고인이 시국을 걱정하면서 비상계엄 대권 아니면 나라를 정상화할 방법 없는지 발언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여 전 사령관은 "2024년 1월1일부로 국정원 대공수사권이 폐지됐고 국정원이 관할하던 여러 사건이 경찰이나 방첩사 쪽으로 이관되던 상황"이라며 "두 번째는 방첩사가 자체적으로 군 관련 대공수사를 하던 게 있어서 대통령이 검찰총장하셔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런 부분에 관심이 많으셨다"고 답했다.

이어 "대공수사와 관련해 말씀드린 기억이 있고, 국정원에서 여러 사건들이 경찰이나 방첩사로 이관되던 진행 경과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피고인이 발언을 하고 대화 모임에서 듣던 증인이 피고인에게 계엄 생각하지 말라고 무릎을 꿇은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여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감정이 격해졌는데 헌법이 대통령에게 보장한 비상대권 조치, 그런 말도 했다. 그 와중에 계엄도 나왔다"며 "제가 속으로 통수권자이신데 계엄에 대해서 어떤 상황에 있고 인식을 갖고 있고 훈련이 준비돼 있고 이런 걸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군이 전시이든 평시이든 어떤 상태인지를 일개 사령관이지만 정확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잘못 알고계시면 안 되겠다고 해서 제가 군의 실태를 말했다"며 "군은 전시든 평시든 제가 군 생활을 30 몇 년 했는데 계엄 훈련 한 번도 안 해봤다, 군이 왜 안 하냐면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육군 30만명 중에 계엄에 동원될 사람 없다, 다 전방 가서 전투하기 바쁘다, 사회 질서 유지? 누가하느냐, 그런 실태를 말했다"며 "전시도 그럴진대 평시에 무슨 계엄을 하느냐, 훈련 해본 적도 없고 한 번도 준비한 적이 없다,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하다는 실태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왜 무릎을 꿇었을까… 일개 사령관인데 무례한 발언을 했구나 하는 생각했다. 술도 한, 두잔 들어가서 말한 것"이라며 "전시든 평시든 군은 계엄 훈련해본 적 없다. 이 문제는 여러 번 곱씹을 만해서, 저에게도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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