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관세에 반도체·車·철강 모두 타격…내년 수출 3년 만에 뒷걸음하나 올해 수출 역대치 기대…내년 6971억불로 0.5%↓ 뉴시스 |
| 2025년 11월 25일(화) 1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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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철강 등 이미 관세가 부과된 품목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관세 영향권이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던 반도체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산업연구원의 '2026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내년 13대 주력산업의 수출액은 6971억 달러로 전년 대비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3년 이후 3년 만에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서 2023년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7.5% 감소한 6322억 달러였지만, 지난해 6838억 달러로 8.2%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에는 7000억 달러 돌파가 유력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출은 1년 전보다 2.3% 늘어난 5792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세가 끊길 수 있다는 분석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자리한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자동차, 철강 등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미 정부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자동차 품목 관세는 15%로 확정됐다. 이에 불확실성은 줄었으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였던 과거와 비교하면 부담은 크게 늘어난 상태다.
자동차 부품도 마찬가지다. 미국 내 자동차 생산용 부품에 적용되던 관세 상쇄금 지급 비율이 내년 5월부터 15%에서 10%로 낮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철강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6월4일부터 철강 관세율은 25%에서 50%로 인상된 바 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선수출 물량으로 버티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대미 수출이 본격적으로 급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문제는 파생상품 관세가 확대될 경우 파급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407개 품목(미국 세번 기준)을 관세 대상에 추가했다.
여기에 2차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추가 신청까지 접수한 점을 고려하면, 업계에서는 1000여개가 넘는 제품군으로 관세 품목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해당하는 일반기계·가전 업종도 수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역시 관세 우려에서 벗어나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반도체 관세 부과를 꾸준히 예고해 왔다.
우리 정부는 관세협상을 통해 경쟁국인 대만과 향후 타결할 합의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받아낸 바 있다. 아직 반도체 관세 수준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사실상 최혜국대우(MFN)를 확보하는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한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관세 조치가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예측한다. 미국이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에서 한국 반도체를 완전히 대체할 기업 없는 만큼, 관세 부과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가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재고 확보를 위한 선주문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래의 수요를 미리 당겨 쓴 것이기 때문에 내년 수출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철강·자동차 등도 관세 예고 직후 수요가 급증한 전례가 있다.
이에 내년에는 미국발 관세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업종 전반 수출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반도체 중심의 의존성이 강화됐고 다른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상당히 도전을 받고 있는데 길게 봤을 때 우려 요인"이라며 "2026년은 안정 추세가 전망되지만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한해로 삼아야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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