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이상한 회사로 밥 먹듯 재산 빼돌리니 주가 안 올라…공정위가 막아야"

강제조사권 왜 없나…공정위 조사 불응 기업 과징금 검토"
"잘못하면 다 걸린다는 생각 들어야…공정위 인력 확 늘려라"
"우리나라 생리대 해외보다 39% 비싸…가격담합 조사해달라"

뉴시스
2025년 12월 19일(금) 17:29
[나이스데이]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이상한 회사 만들어서 빨대 꽂아 재산 빼돌리는 짓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나. 아마 다른 나라에서는 징역 100년 받을 텐데 우리나라는 밥 먹듯이 한다. 그러니 주가가 안 오르는 것"이라며 "원천적으로 공정위가 막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공정위가) 4배의 일을 하고 있다"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보고를 듣고 "기업문화가 후진적이어서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조사에 불응하는 기업에 대해 과징금 등 금전적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공정위가 조사권을 갖지 못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냐"며 "어떤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 조사를 하고, (기업이) 조사에 응할 의무가 있다면, (기업이 조사에 불응할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게 해야 되겠다"라고 했다.

주 위원장이 유럽연합(EU)의 경우 조사 거부 시 강력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사례를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과징금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불공정 행위 조사가) 공익적으로 필요한데 (기업이 이에) 불응하면 경제 제재를 가해야 된다. 그것을 최대한 장치를 마련해보라"고 지시했다.

공정위 인력에 대해서는 "500명 늘리라고 했더니 소심하게 147명만 늘렸나"라며 "확 늘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수요가 엄청 많다"며 "나중에 인원 수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초기에 대량으로 인력을 투입해서 (불공정 행위를) 하면 다 걸린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지 '재수 없으면 걸린다'고 생각하니까 (불공정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일례로 "납품을 하면 자기네 회사 말고 다른 회사 거래 못하게 하는 특약을 만든다고 한다"며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을 건데 그러는 이유는 걸려봤자 별 게 없기 때문이다. 걸리면 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이 "과징금 체계가 느슨하다"고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공정위가 개혁해야 될 부분"이라며 "생각을 완전히 바꿔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거래관계가 주종관계로 빠지는 것을 대등한 거래관계로 복구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을(乙)들이 연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을들이 연합해서 거래, 협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제는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정위 우수 인력이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유착과 부패의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기도 하다"며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설탕, 밀가루, 돼지고기, 계란 등 식자재 가격담합 조사가 완료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 "우리나라 생리대가 독과점이라 그런지 다른 나라보다 약 39%가 비싸다고 한다"며 "조사해주시면 좋겠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공정위 업무보고를 마친 뒤 "대한민국 경제가 14위 정도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10대 경제강국에서 그 이상으로 진입하려면 공정하고 투명하고 정상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며 사명감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원칙대로 해라, 인력 걱정하지 말고 해라, 경제 제재 세게 해라, 이런 대통령 아래에서 일할 기회가 없다는 각오를 갖고 하는 게 좋겠다"며 "위원장들의 학문적 올바름이 아닌 단호하고 과감한 행동력이 필요한 때다. 마피아 소탕해서 시장질서 잡을 때의 각오를 갖고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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