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별·신년회도 미뤄"…고물가에 직장인·소상공인 울상

지난해 외식물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상회
닭고기 도매가 ㎏당 3236원…전년비 25.7%↑

뉴시스
2026년 01월 01일(목) 11:10
[나이스데이] "연말모임 한번 하면 깨지는 돈이 어마어마해요. 올해는 지인들에게 안부 인사만 하고 모임 약속은 천천히 잡으려 해요"

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외식 물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직장인들 사이 송년회 등 모임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식당 업주들 역시 손님 수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한다면서도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을 피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소비자물가는 일상생활에서 구매하는 458개 품목의 가격변동을 토대로 측정되는데 이 중 외식 항목의 가격 인상이 특히 높다는 뜻이다.

재작년 역시 외식물가 상승폭이 컸지만 지난해는 그 격차가 더 커졌다. 지난해 1~12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전년 동월 대비), 외식물가 상승률은 3.1%로 1.0%포인트(p) 차이가 났다. 지난 2024년 각각 2.3%, 3.1%로 0.8%p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연말 모임을 생략했다거나, 지인들과 정기적으로 모이던 송년 회식을 신년회로 대신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서울 양천구에서 근무하는 김모(29·경기 김포시)씨는 "연말 모임이 5분의 1로 줄어들었다"며 "회사 사람들과도 보통 한달에 한번 정도 회식을 했었는데, 이젠 누가 새로 입사하거나 퇴사했을 때나 모이는 정도다. 외식 비용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

서울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박모(31·서울 중구)씨도 "요즘 외식 비용이 너무 올라 약속 잡는 게 무서울 지경"이라며 "친한 지인들과도 새해 안부 연락만 하고 가능한 모임은 안 하거나 미룰 생각"이라고 했다.

새해를 이틀 앞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만난 식당 상인들도 이러한 손님들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 등 고정 비용을 감안하면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47년째 고깃집을 운영 중이라는 김영심(76)씨는 "예전엔 11월부터면 연말 회식으로 예약이 꽉찼는데 요즘엔 일주일에 한 건 있을까 말까"라며 "오는 손님들도 예를 들어 예전엔 3만원어치를 주문했다면 요즘엔 2만원어치만 주문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19년차 호프집 사장 박종원(64)씨도 "작년쯤부터 사람들이 회식을 안 해서 매출이 확 떨어져 직원도 줄였다"며 "(고정비용 때문에) 메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그러면 또 손님이 줄어든다. 경기가 살아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했다.

주요 외식 메뉴 중 하나인 육류 가격을 보면 물가 상승 폭은 더 체감된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닭고기 도매가는 킬로그램(㎏)당 3236원으로 1년 전(2574원)과 비교해 25.7%나 급증했다. 소고기는 14.1% 오른 1만9978원, 돼지고기는 5.2% 오른 5657원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이 일종의 추세처럼 자리 잡으면서 그에 따른 고물가 현상 지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신속, 유연한 물가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환율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올 한해 우리나라 물가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적인 원화 약세 추세가 있다"며 "정부는 일시적인 대책보다는 기후 변화 등 장기적 관점에서 원자재 가격을 관리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연말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개입을 많이 했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원론적으로 보면 단기적으로 공급을 확대해 물가를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 수입 농축산물을 늘리는 안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 기사는 나이스데이 홈페이지(nice-day.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nice-day.co.kr/article.php?aid=13172384631
프린트 시간 : 2026년 01월 01일 19:4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