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불고기…원리퍼블릭, 음악도 음식도 경계 없는 '하나의 공화국' 23일 잠실실내체육관 세 번째 내한공연 현장 리뷰 뉴시스 |
| 2026년 02월 24일(화) 10: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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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미국 팝록 밴드 '원리퍼블릭'의 세 번째 내한공연은 그 이름의 의미를 완벽하게 증명하는 무대였다.
이들의 첫 내한은 공교롭게도 남북이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했던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일이었다. 당시 "오늘이 앞으로 1000년간 평화의 시작이길 바란다"며 벅찬 감동을 전했던 이들이다.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방문인 이날 5400여 명의 관객과 마주하며 다시 한번 음악으로 장벽을 허물었다.
원리퍼블릭의 경계 없는 철학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일상과 맞닿아 있다. 프런트맨이자 세계적인 프로듀서인 라이언 테더는 무대 위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 음식을 요리하거든요. 한국식 바비큐나 불고기를 만들곤 하죠"라며 일상에 스며든 친밀감을 드러냈다.
수많은 팝스타들과의 경계 없는 협업은 물론, 최근 글로벌 슈퍼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 작업에 참여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공연장에 관객들이 별빛을 만든 '라이프 인 컬러'를 들려준 이후 그는 밴드와 프로듀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비욘세 등 많은 아티스트의 앨범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작업에도 힘을 보탰다고 했다.
방탄소년단과 작업 소감을 묻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그들(방탄소년단)이 얼마나 재능 있는지 정말 깜짝 놀랐고, 솔직히 제 커리어를 통틀어 작업했던 것 중 가장 말도 안 되게 멋진(crazy) 작업 중 하나였어요. 정말 대단해요. 여러분도 분명 좋아하실 것"이라고 흡족해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예요. 더 말하면 저 혼나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비욘세를 위해 처음 쓴 곡이 결국 그녀의 가장 큰 히트곡 중 하나가 됐다며 비욘세의 '헤일로(Halo)'를 들려줬다. 그는 "제 생각엔 그녀의 가장 큰 곡인 것 같아요. 러브송이고, 아마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우리는 이 곡을 제이지(Jay-Z)를 위해 썼다"고 부연했다.
테더는 비욘세, 스위프트 외에 U2, 마룬5(Maroon 5), 에드 시런(Ed Sheeran) 등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며 프로듀서로서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특히 아델(Adele)의 '21', '25' 그리고 스위프트의 '1989'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 부문 3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한 방탄소년단(BTS) 지민 '비 마인(Be Mine)' 외에 블랙핑크 리사 '락스타(ROCKSTAR)', 트와이스 '크라이 포 미(CRY FOR ME)',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게더) '백 포 모어(Back for More)' '두 잇 라이크 댓(Do It Like That)', 앤팀(&TEAM) '드롭킥(Dropkick)' 등 K-팝 아티스트와의 곡작업으로 화제가 됐다.
현재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HYBE)와 손잡고 북미 시장에서 보이그룹 프로젝트 또한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이날 돋보인 것은 밴드의 프런트맨을 넘어, 톱 프로듀서로서 테더가 보여준 무대의 '조형성'이다. 종종 일각에서 '콜드플레이' 크리스 마틴, '마룬5'의 애덤 리바인의 보컬과 비교하는 그의 목소리는 청량하고 따뜻한 '라이트 테너' 톤을 지녔는데 이날 공연에선 화려한 기교로 압도하기보다, 곡의 설계도를 완벽히 꿰뚫고 있는 '프로듀서형 보컬'의 진수를 보여줬다.
밴드의 명맥을 잇게 해 준 '스톱 앤드 스테어(Stop and Stare)'부터 '시크릿(Secrets)', '레스큐 미(Rescue Me)', '어폴로자이즈(Apologize)', '카운팅 스타스(Counting Stars)'에 이르기까지, 테더는 어디서 힘을 주고 어디서 관객의 떼창을 끌어내야 할지 정확히 아는 기획력을 뽐냈다. 신곡 '니드 유어 러브(Need Your Love)'로 분위기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다른 밴드 멤버들의 그루브감도 일품이었다.
단순한 밴드 라이브를 넘어선, 정교하게 직조된 거대한 팝의 건축물. 그 매끈한 조형성 안에서 밴드와 관객은 기꺼이 완벽한 '하나의 공화국'이 됐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