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넓어진 운동장…전남광주특별시장 득표 전략도 '투트랙'

사상 첫 민선 통합단체장 선출…선거구 넓어 후보마다 '고심'
'민심 훑기' 백병전에 '이슈 선점' 공중전까지 전례 없이 치열

이자형 기자 ljah9991@naver.com
2026년 03월 25일(수) 19:49
[나이스데이] 6·3지방선거를 두 달 남짓 앞둔 320만 명 전남·광주의 사상 첫 민선 통합특별시장 자리를 둘러싼 표심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짧은 기간 전례 없이 드넓어진 표밭을 일궈야 하는 만큼 바닥 민심 다지기 '백병전'뿐만 아니라 각종 매체를 활용한 '공중전'까지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치열해지고 있다.



25일 지방정가에 따르면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분리할 때까지 전남과 광주의 광역단체장은 관선 전남도지사 1명뿐이었다.

시·도 분리 이후 1995년부터 시·도가 따로 민선 단체장을 뽑았지만, 전남과 광주가 재통합하면서 이번 6·3지방선거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역민이 통합단체장을 직접 뽑는 선거가 됐다.

이번 선거가 320만 명 전남·광주의 행정 수장 1명을 뽑는 '통합 타이틀 매치'로 치러지면서 당초 시·도지사에 출사표를 내려던 주자 중 일부는 이미 출마를 단념했다.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과 각 야당 내부 교통정리를 거쳐 주자가 7∼8명으로 좁혀졌다. 링 위에 오른 후보들도 기존 선거구보다 2배가량 불어난 유권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심이 깊다.

통합 전 광주의 인구·면적은 140만여 명, 약 500㎢. 전남은 180만여 명, 약 1만2363㎢.

광주시장 출마예정자 입장에서는 훑어야 할 선거구 면적이 산술적으로 25배 늘어났고, 도지사 출마자 입장에서는 도내 유권자 수에 버금가는 광역도시 생활인구 140만 명의 표심을 새롭게 얻어야 한다.

광주와 전남 서부권·동부권 3개 권역, 27개 시·군·구를 훑어야 하는 후보들은 매일 현장 일정을 촘촘하게 짜고 있다.



각 지역 주요 전통시장 방문은 기본이고, 후보마다 권역·시군 단위 각종 직능단체, 주요 종교계 인사, 당원 간담회 등을 돌고 있다.

지방선거 특유의 바닥 민심 다지기, 저인망식 공략에 힘쓰고 있지만 이동 시간과 조직·자금력 등에서 한계도 뚜렷하다.

때문에 각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연고나 지지세가 취약한 지역부터 공략하는 형국이다. 또 선거구 확대에 맞춰 TV토론과 뉴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 각종 매체를 통한 '공중전'에도 집중하고 있다.

8년간 도정을 이끈 재선 도지사 김영록 후보는 연일 광주 표심에 구애하고 있다. 대학 진학 전까지 광주 소재 초·중·고를 졸업한 이력을 부각하고 선거사무소도 광주 도심에 차렸다. 김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이병훈 후보를 총괄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유일한 재선 광주시장인 박광태 전 시장의 지지 선언을 홍보하며 광주 표심을 연일 두드리고 있다.

광주시장인 강기정 후보는 지난주 전남 동·서부권에서 각기 권역별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아침 일찍 영광·영암 등지를 찾아 표밭갈이에 나섰다. 순천에 후원사무소를 차리는 등 60만 동부권 민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남 국립의대 순천 집중 육성 등 이슈를 던졌고,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후원회장을 맡았다며 중량급 후보임을 어필하기도 했다.

나주·화순 3선 국회의원인 신정훈 후보 역시 광주를 중심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을 묶어 직능·분야별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행보를 펼치는 중이다. 김영록 후보의 8년 도정 책임론과 민형배 후보의 '카드뉴스 여론조작' 등 경쟁 후보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강 후보와 신 후보는 23일 종교계 예방 등 현장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등 서로 다른 지역적 지지 기반을 보완하는 '시너지' 단일화까지 모색하고 있다.

전남 동부권에 기반을 둔 주철현 후보는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본회의 일정에 참여하면서도 '고공전'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SNS 숏폼 콘텐츠 등으로 통합특별시 6대 미래 전략을 지역민에게 알리고 TV토론이나 라디오 단독 대담 방송에 출연해 동부권 목소리를 대변했다.

광주의 재선 의원인 민형배 후보는 연일 지역·분야별 정책과 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당내 호남 중진 박지원 의원이 후원회장을, 각계 중량급 인사가 정책자문을 맡는다며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23일 하루에는 무안·함평·영광·장성·담양 등 5개 시군을 훑는가 하면, TV토론 당일에는 현장 일정 없이 비방·검증 공세에 대비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모바일 단체대화방 등지에서도 각 후보 캠프나 지지자들이 선거 관련 후보 간 공방이나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글 등을 주고받거나 퍼나르며 물밑 선거 전쟁이 치열하다.



야당들도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판 자체가 커지면서 민심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진보당은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을 단일 후보로, 정의당은 강은미 전 의원이 출마를 굳히며 진용은 꾸렸지만 선거 기간 중 유세 전략을 두고 고민이 깊다.

반면 제1·2야당인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은 행정통합 추진 이후부터 현재까지 후보를 낼지 불확실하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급물살을 탄 행정통합이 입법화된 지 석 달도 안 돼 사상 첫 통합특별시장 선거를 치르게 됐다. 셈법이나 전략이 복잡하고 변수가 많아 표심 예측도 쉽지 않아 모든 후보가 고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는 인지도부터 올려야 하는데 대면 유세 등 기존 선거운동 방식으로는 물리적 한계가 뚜렷하다"며 "각 후보가 자신을 중심으로 이슈와 쟁점을 이끌어가려 하고, 온·오프라인 매체를 총동원하는 '메시지 정치'로 권역별 표심을 얻으려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가 관계자는 "두 광역 선거구가 합쳐지면서 기본적으로 인지도 싸움이 됐다. 대면 유세보다는 공중파 TV토론과 각종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공중전'이 인지도 향상에 효율적이다. 각자 지지 기반을 다진 후보들이 단일화한다면 표나 조직 이탈을 막기 위한 '다지기 전략'으로서 '백병전' 선거운동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자형 기자 ljah9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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