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큘라' 제니, 팝의 新 미학 영토 구축…사이키델릭 안개 가로지르다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7위 자체 최고 기록 뉴시스 |
| 2026년 04월 15일(수) 1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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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K-팝 업계와 포브스, 롤링스톤 등 외신에 따르면, 제니가 파커와 이끄는 호주 사이키델릭 록 밴드 '테임 임팔라'와 협업한 '드라큘라(Dracula)(Remix)'를 통해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은 물론 빌보드 차트에서 K-팝 여성 솔로 가수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단순한 숫자의 나열을 넘어, K-팝이 서구 음악의 근간인 '록(Rock)'의 영토에서 거둔 미학적 승리로 평가받는다.
◆필연적인 중첩…사이키델릭의 안개와 팝의 선명함
테임 임팔라의 정규 5집 '데드비트(Deadbeat)' 싱글인 원곡 '드라큘라'는 디스코와 일렉트로팝의 골조 위에 케빈 파커 특유의 고립된 정서를 얹은 곡이었다. 작년 9월 발표 이후 빌보드 '핫 100' 55위로 데뷔하며 밴드 역사상 가장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던 이 곡은, 제니라는 '팝의 감각'이 이식되면서 비로소 대중의 무의식 속에 깊이 각인됐다.
제니의 목소리는 파커가 설계한 사이키델릭한 소리의 미로를 부드럽게 가로지른다. 고전적인 록의 질서에 현대적인 팝의 색채를 덧입히는 이 과정은, 이질적인 두 세계가 어떻게 하나의 유기체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수치가 증명하는 제니 존재의 무게…'핫 100' 7곡 진입의 궤적
제니·테임 임팔라 '드라큘라(Remix)'는 18일 자 '핫 100' 차트에서 자체 최고 순위인 17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6일 발매됐는데 순위 상승에 제니의 공로가 뒤늦게 인정돼 24위를 기록한 4일자 차트부터 제니가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주엔 18위를 기록했다. 솔로로서 제니의 '핫100' 톱20 첫 진입이기도 하다.
이로써 제니는 '핫 100'에 통산 7곡을 올리며 K-팝 여성 솔로 가수 최다 진입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제니는 앞서 더 위켄드·릴리 로즈 뎁과의 협업곡 '원 오브 더 걸스(One Of The Girls)'(51위), '만트라(Mantra)'(98위), 도미닉 파이크(Dominic Fike)가 피처링한 싱글 '러브 행오버(Love Hangover)'(96위), 도이치(Doechii)가 협업한 '엑스트라L(ExtraL)'(75위)이 '핫100', 정규 1집 '루비'의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like JENNIE)'(83위), 영국 팝스타 두아 리파가 협업한 '핸들바(Handlebars)'(80위) 등을 '핫100'에 올렸다.
이러한 기록들은 제니가 더 이상 특정 장르나 그룹의 틀에 갇혀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그녀는 이제 어떤 색의 음악과도 공명할 수 있는 하나의 '미적 주체'로 우뚝 섰다.
해당 곡은 오는 5월 열리는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2026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에 '방탄소년단'(BTS) 정규 5집 '아리랑' 타이틀곡 '스윔' 등과 함께 '올해의 여름 노래'(Song of the Summer) 후보로 지명됐다.
◆록의 핵심부로 진입하다…장르적 확산의 새로운 지평
이번 차트 성적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제니가 빌보드 록·얼터너티브 차트를 점령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핫 록 & 얼터너티브 송', '록 & 얼터너티브 에어플레이', '핫 얼터너티브 송' 등 록 중심 차트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K-팝 여성 솔로 가수다.
특히 '록 & 얼터너티브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10위를 기록한 것은 과거 영국의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의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가 보여준 화합의 미학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K-팝 아티스트가 서구 음악 시장에서 변두리가 아닌, 그들의 뿌리 깊은 장르적 핵심부로 진입하고 있음을 증명는 지표다.
포브스 칼럼니스트 휴 매킨타이어는 이를 두고 "K-팝이라는 주체가 세계 음악의 근간(Rock)과 조우하는 미학적 귀환"이라 평했다.
◆신드롬의 실체, 바이럴을 넘어선 '실존적 신뢰'
'드라큘라(Remix)' 흥행은 숏폿 플랫폼 틱톡(TikTok) 내 54만 개 이상의 영상이 생성된 바이럴 트렌드에서 시작했지만 그 결실은 1700건 이상의 순수 구매량이라는 물리적 지표로 나타났다. 배우 브라이언 크랜스톤, 가수 레이베이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가 이 흐름에 동참한 것은 이 곡이 지닌 미적 울림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진화했음을 뜻한다.
최근 세계적인 스트리트 패션·컬처 축제인 '컴플렉스콘 홍콩'에 헤드라이너로서 보여준 제니의 라이브는 이러한 신드롬에 확신을 더했다. 자신의 첫 정규 앨범 '루비(Ruby)'의 수록곡들과 함께 선보인 '드라큘라(Remix)'는 무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 생명력을 얻었다.
수치적 질서 속에서 미학적 성취를 일궈낸 제니. 그녀가 써 내려가는 기록은 단순한 '신기록'이 아니라, K-팝이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좌표값의 발견이다. 사이키델릭의 안개를 걷어내고 당당히 록의 영토에 깃발을 꽂은 그녀의 행보는 이제 '불가능한 조화'를 넘어선 '필연적인 진화'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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