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성장률 전망 숫자론 '확장'…체감 경기로는 '글쎄'

韓 경기선행지수 16개월 연속 상승…선진국중 최고주요 기관, 성장률 전망치 2% 중후반대로 상향조정반도체 '나홀로 성장'에 업종별 체감경기 괴리 커져고소득층 "살림살이 나아질것"…저소득층 "나빠질것"

뉴시스
2026년 05월 26일(화) 14:58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켜졌다.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후반에서 높게는 3%까지 상향조정 중이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월 경기선행지수(CLI)는 102.50으로 지난 2021년 6월(102.70)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3~6개월 정도의 경기흐름 예측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경기 상승·확장 국면, 100 이하면 경기 하강·위축 국면임을 나타낸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024년 12월(99.56) 저점을 찍고 16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한국의 4월 지수는 호주(100.92), 캐나다(101.67), 프랑스(100.79), 독일(100.90), 이탈리아(100.64), 일본(100.34), 스페인(101.23), 영국(100.81), 미국(100.85) 등 현재까지 수치가 집계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기 확장 신호는 국가데이터처 지표에서도 감지된다.

국가데이터처의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3.5를 기록해 2025년 2월 이후 1년1개월 연속으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또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개월 연속 상승하며 3월 100.1을 기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을 넘어선 것은 2024년 10월(100.0) 이후 처음이다.

통상 국가데이터처는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함께 오르면 경기 확장 국면 진입 신호로 본다. 아직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의 격차가 큰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개선세에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2.5%로 상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1.7%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모두 1% 중반대인 잠재성장률을 상회한다는 점에서 현재 경기가 확장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중동전쟁 여파 속에서도 올해 우리 경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호황이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은 중동전쟁의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반도체 수출의 긍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는 판단"이라며 "(조정폭) 0.6%p 중에서 반도체의 기여도는 0.3%p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2% 후반대에서 높게는 3%까지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 기관도 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8%로, JP모건은 2.2%에서 3.0%로 상향했다.

또 한국은행도 오는 28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 중후반 대로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이 전기 대비 1.7% 성장하는 등 회복세에 접어든 경기 상황을 전망치에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반도체 '나홀로 성장'으로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에서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여전히 냉랭하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경제동향·이슈 5월호에 실린 '최근 반도체와 반도체 이외 제조업의 경기 양극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종 중 반도체의 생산능력지수는 5년 만에 80%p 상승했지만 비반도체의 생산능력은 오히려 14.0%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느끼는 체감 경기의 차이도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의 5월 3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년간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7%,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22%를 차지했다.

주관적 생활수준 상·중상층에서는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3월 35%에서 4월 39%, 5월 42%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3월 20%에서 5월 13%까지 떨어졌다.

반면 주관적 생활수준 하층에서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2월 33%, 3월 34%, 4월 39%, 5월 42%로 상승했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 2월 25%에서 5월 15%까지 하락했다.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5월부터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될 경우 가계의 체감 경기는 오히려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표에 반영된 경기 흐름과 실제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의 괴리는 정책 당국의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28일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서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긴축(금리 인상)' 신호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부는 반도체에 편중된 성장세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이른바 '적극 재정'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는 "지금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를 비롯한 몇몇 산업이 아니면 회복세를 실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또 올해 2% 후반대의 성장률이 나온다고 해도 지난해 성장률이 1%에 그쳤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발동된 것이지 드라마틱한 성장이나 확장으로 해석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6월 초에 발표되는 5월 물가가 3%를 초과한다면 (한국은행이) 지금 우리가 운용하는 금리가 과도하게 낮다고  평가를 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며 "재정 확대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고유가와 공급망 쇼크에 따른 충격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계층들에게 안전판 역할을 해주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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