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에도 휘발윳값 '2천원대'…"소비자만 호갱"

경기 평균 ℓ당 2006원, 서울 2049원 전국 최고

뉴시스
2026년 06월 25일(목) 10:23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3주 연속 떨어졌지만, 하락 폭이 매주 1원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며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올릴 때는 빛의 속도, 내릴 때는 거북이걸음 식의 가격 결정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직장인 A(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씨는 25일 아침 주유소에 들렀다가 한숨을 쉬었다. 중동 전쟁 위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국제유가가 떨어졌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지만 동네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2000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국제유가가 올랐다고 할 때는 하루 이틀 만에 바로 주유소 가격이 뛰더니 떨어졌다고 한 지가 며칠 됐는데 국내 가격은 왜 그대로인지 모르겠다"며 "소비자만 호갱이 되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이란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80달러대 중반에서 최근 70달러대 후반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하락세를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경기도 휘발윳값 평균은 ℓ당 2006원,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2049원이다. 17개 시·도 가운데 1900원대인 곳은 대전, 대구, 부산 등 5곳밖에 없다. 그것도 모두 1991~1998원 사이로 사실상 2000원에 가깝다.

국제유가와 국내 휘발윳값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정유업계는 소위 '재고 효과'를 이유로 댄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의 시차가 발생되기에 과거 비싸게 사 온 원유 재고가 먼저 소진되어야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7월은 돼야 인하 체감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유가가 오를 때는 재고 시차와 상관없이 즉각 가격을 올리면서 내릴 때는 시차를 핑계로 인하를 미룬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소비자들은 "정유사와 주유소가 하락기에는 마진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최대한 늦추는 경향이 있다"며 "가격 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 등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유통 단계에서 가격 인하가 막히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유가 하락 전환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인 국내 기름값에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과 불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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