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 인하 후 첫 평일 …"1900원대로는 체감 안돼"[현장]

정부, 최고가격 150원 인하…휘발유 1784원인하 뒤 첫 평일…서울 주유소 1900원 안팎시민들 "적어도 1800원대 돼야 체감 될 듯"

뉴시스
2026년 06월 29일(월) 11:12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주유소 모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이스데이] 지난 주말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가격이 인하된 가운데 서울 지역의 주유소들은 1900원대의 휘발유 가격을 보였다. 시민들은 가격 상승이 멈춰 다행이라면서도 가격 인하를 체감하려면 적어도 1800원대 정도는 돼야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29일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주유소. 이곳의 이날 주유소 가격은 휘발유 리터(ℓ)당 1928원, 경유 1922원, 고급휘발유 2598원이었다. 오전 8시부터 약 30분 동안 차량은 7대 정도 방문했다.

승용차에 주유하던 김창헌(50)씨는 "지난주에는 2000원대에 주유를 했는데, 오늘 주유하기 전 검색해보니 전체적으로 1900원대 정도였다"며 "1800원대 정도까지는 더 떨어져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직장인 A(40)씨도 "가격이 150원 인하한다고 해 주유소를 찾았는데 그렇게 체감되진 않는다"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할 것 같다. 전쟁 이전으로 가격대가 어서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근 도곡동의 다른 주유소는 주변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날 오전 손님이 많았다. 가격은 휘발유 1924원, 경유 1914원, 고급휘발유 2395원으로, 휘발유 기준 전날 밤 75원 내렸다고 한다.

주유소 직원은 "10~20원만 달라져도 고객이 반응한다. 어젯밤에 가격을 내렸더니 오늘 평소보다 사람이 확 늘었다"며 "다만 전체적인 판매량 규모가 늘어날지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승합차에 14만원 정도 주유를 한 임명순(71)씨는 "여기가 다른 데보다 몇십원 저렴해서 일부러 찾아왔다"며 "(전쟁 전) 1500원대에서 2000원대로 올랐는데 1900원대 정도로는 체감하기 어렵다. 적어도 1800원대로 떨어지면 부담이 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셀프주유소는 3대의 주유기에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찼다. 가격은 휘발유 1994원, 경유 1969원, 고급휘발유 2374원이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휘발유 1999원, 경유 1997원에 판매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휘발유 5만원어치를 주유한 김모(36)씨는 '주말 동안 석유 최고가격이 150원 인하됐다'는 기자의 말을 듣고는 "오늘 주유하면서 달라진 건 못 느꼈다. (가격이) 똑같은 것 같다"며 "1900원대 정도로는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승용차에 주유를 하던 이홍래씨는 "회사 차량이라 한 달에 1~2번씩 주기적으로 주유를 하는데 2000원대에서 1900원대로 내려왔다"며 "마음 놓고 주유할 정도가 되려면 1700~1800원대까지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7일 0시부터 적용되는 7차 석유 최고가격을 6차 가격대비 리터당 150원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설정됐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사례가 늘어나는 등 중동정세의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초·중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 배경이 됐다.

정부는 이번 인하 결정으로 리터당 2000원 초반대 수준인 주유소 가격이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주유소가 기존에 공급 받은 재고를 소진하는 등 실제 판매 가격 반영에는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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