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봉투법' 다시 논란…李 지시에 해석지침 수술대 오르나 李, 공장 신설·영업익 성과급 요구 지적…"명확히 해야"노동부, 지침 정비 나서…장관 "혼선 없도록 신속 정비"양대노총 "행정지침으로 입법 취지 축소 안 돼" 반발 뉴시스 |
| 2026년 07월 22일(수) 15: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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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시행령과 시행규칙, 해석지침 등을 통해 세부 기준을 명확히 하라고 주문하면서 노동부가 이를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22일 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현재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관련 해석지침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지시사항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가 이행해야 하는 것"이라며 "시행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이나 오해가 없도록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李 "이런 식이면 끝없어"…쟁의 기준 정비 주문
논란이 된 조항은 개정 노조법 제2조 제5호다.
종전에는 노동조합이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하려면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노사 간 주장의 불일치가 있어야 했다.
개정법은 노동쟁의의 범위를 근로조건의 결정뿐 아니라 근로자의 지위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까지 확대했다. 이들 사안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쟁의행위의 정당성 요건에 따라 노동쟁의 대상으로 인정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영계가 특히 우려하는 대목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쟁의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공장 신설이나 이전, 기업 인수·합병 등 경영상 판단까지 노조의 교섭과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법 시행 전부터 제기됐다.
최근 삼성전자 제1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2027년도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 대통령도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거론하며 "광주 공장을 지으면 혹시 광주로 전보될 수 있다는 이유로 노동쟁의 대상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모든 회사의 경영권 행사 가운데 관련이 없는 게 있을 수 없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게 과연 쟁의 대상이냐"며 "저 같은 경우에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노동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1차 기준은 입법으로 정하지만 그 입법 기준을 구체화하는 것은 행정부의 몫"이라며 "시행령과 대통령령, 시행규칙, 노동부 지침 등을 명확하게 정해놓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동부는 기존 해석지침으로도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과 같은 기업 투자나 공장 신설 결정 자체는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동부는 13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기업투자와 공장증설 등 사업경영상의 결정 자체는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워 개정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및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교섭·쟁의 대상이 될 여지는 남아 있다. 공장 신설이나 합병·분할·양도 등 경영상 결정 자체는 원칙적으로 교섭·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이행 과정에서 정리해고나 전환배치, 근무지 이전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 변화가 발생하거나 고용조정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관련 사안을 두고 교섭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정비 작업은 기존 지침을 전면 개정하기보다 공장 신설과 생산시설 이전 등 최근 논란이 된 사례의 판단 기준을 추가하거나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장 신설이라는 경영상 결정 자체와 실제 전보·배치전환·근무지 이전 등 근로조건의 변화를 어느 단계에서 구분할지가 핵심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미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밝혔고 기존 해석지침에도 이를 담았지만 대통령은 좀 더 명확히 해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특정 사안에 대한 설명을 구체화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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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해석지침은 사업경영상 결정에 관한 일반적인 판단 기준만 제시했을 뿐,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교섭이나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기준은 담지 않았다.
임금과 성과급 등 보상체계는 전통적인 단체교섭 대상이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라는 요구를 노동의 대가에 관한 임금 협상으로 볼지 회사의 이익 처분에 관한 경영상 판단으로 볼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양대노총 반발…"행정지침으로 노동권 축소 안 돼"
다만 정부의 지침 정비 움직임에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양대노총은 전날(21일)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일제히 "개정법의 입법 취지를 정부가 행정지침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최종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동쟁의 대상 여부는 법률의 문언과 입법 취지,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정부가 시행규칙이나 행정지침으로 노동쟁의 대상의 범위를 제한하려 한다면 이는 국회가 입법으로 확대한 노동기본권을 사실상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가 경영상 결정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곧바로 노동쟁의가 성립하는 것은 아닌데, 마치 기업의 모든 경영권 행사를 제약하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개정법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사회적 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노동쟁의의 범위를 새롭게 제한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정 노조법의 입법 취지에 따라 노동기본권이 충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법률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역시 성명을 내고 "사안의 맥락과 내용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대통령이 '된다, 안 된다'고 단정적으로 잘라 말하는 것은 노사 간 자율적인 대화와 협상의 기회 자체를 막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규 공장 설립이나 생산라인 이전은 기존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근무지 변경, 가족의 이주, 노동 강도 등 노동조건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라며 "노동조건과 직결된 사안이라면 노사가 구체적인 내용과 영향을 논의하고 협의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영업이익 배분과 관련해서도 "임금으로 지급할지 성과급으로 지급할지는 오랜 기간 노사가 협의해 정립해온 과정의 결과물"이라며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어떻게 나누고 보상할 것인지를 두고 노사가 협상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인데 이를 부정하는 것은 자본의 독점적 권리만을 옹호하는 편향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노동부는 지침 정비와 함께 현장 노사를 대상으로 개정법의 취지와 적용 기준을 설명하는 자료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법 시행 100일이 지난 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법이 어떻게 안착되고 있는지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주장 같은 문제도 있으니 현장 노사에 법 제도 취지나 이런 것들을 더 설명할 수 있는 자료들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정법 시행 이후 노동쟁의 대상과 별개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둘러싼 노동위원회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법 시행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하청노조가 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원청 사용자성 판단 관련 사건은 45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408건(89.1%)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또는 산하 산별노조 소속 하청 노조가 제기했다.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하청 노조가 신청한 사건은 50건(10.9%)이었다.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기준 사용자성 판단이 끝난 원청 113곳 가운데 103곳은 하청 노조와 교섭할 의무가 있는 사용자로 인정됐다. 인정률은 91.2%로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받은 원청 10곳 중 9곳 이상이 사용자로 인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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