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땅에서 만난 인연”…영광군,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함께 농촌의 내일을 준비하다 배동영 기자 heemang2335@daum.net |
| 2026년 09월 16일(수) 1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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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은 2022년 8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 방식을 통해 2023년 73명, 2024년 171명, 2025년 295명으로 도입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2026년부터 결혼이민자 초청 대상이 2촌 이내 가족으로 제한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농촌 현장의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이에 영광군은 새로운 인력 확보 방안으로 라오스 지방자치단체와 MOU를 체결하고 올해 처음으로 MOU 방식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73명을 도입했다.
“직접 가서 보고 뽑았다”첫 MOU, 신중하게 시작 첫 MOU 방식 도입인 만큼 영광군은 무엇보다 근로자 선발과 관리에 공을 들였다.
실무 담당자들이 직접 라오스 현지를 찾아 계절근로자 면접을 진행하고 교육시설을 방문하는 등 근로자 송출 과정까지 꼼꼼히 확인했다.
특히 단순히 근로자를 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농가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인력의 특성을 파악해 농가 배정 과정에도 직접 참여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39명의 MOU 계절근로자가 첫 입국을 했다.
이후 영광군은 고용주와 근로자의 만족도, 근무 상황 등을 수시로 점검했다.
현장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7월에는 추가 고용을 희망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34명이 2차 입국을 했다.
결혼이민자와 연결이 어려운 고용주들의 갈증은 해결되고 있었다.
이어 딸기 재배 농가 등 하반기에 인력이 필요한 농가들의 요청에 따라 10월 말 19명의 근로자가 추가 입국할 예정이다.
“잘 부탁드립니다”첫 만남에서 시작된 작은 걱정 첫 MOU 계절근로자들이 농가에 배정되던 날, 영광군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각 농가에서 마련한 숙소로 이동하기 전, 고용주들에게“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며 몇 번이고 고개를 숙였다.
결혼이민자의 가족으로 입국하는 근로자들은 국내에 의지할 가족이 있지만, MOU를 통해 입국한 라오스 근로자들에게는 낯선 나라에서 의지할 곳이 사실상 고용주뿐이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일을 시작하는 만큼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하지만 현장의 모습은 우려와 달랐다.
일부 농가에서는 근로자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숙소에 가장 먼저 Wi-Fi를 설치했고 “잘 먹어야 일할 수 있다”며 수시로 시장에 나가 고기를 사 냉장고를 채워주는 농가의 소식도 들려왔다.
아직 농작업이 미숙한 부분은 있지만, 열심히 배우고 성실하게 일하려는 근로자들의 모습에 농가에서도 칭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그러나 “부딪히며 개선한다”물론 모든 농가가 만족한 것은 아니다.
일부 근로자의 숙련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현장에서 불만이 발생하기도 했고 근무 태만으로 2명의 근로자를 출국시켰고 1명의 무단이탈 근로자도 있었다.
MOU 방식 도입을 추진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영광군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시행착오를 이유로 새로운 시도를 멈추기보다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농촌의 일손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인력 공급망을 구축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하나씩 보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8개월을 함께 사는 사람”계절근로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단순히 농번기에 잠시 일하고 돌아가는 노동력이 아니다.
길게는 8개월 동안 우리 농업인과 함께 농사를 짓고 생활한다.
낯선 농촌에서 일하며 지역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생활하는 만큼,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단순한 ‘외국인 노동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인연이 올해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올해 영광에서 농작업을 경험한 근로자가 내년에는 한층 숙련된 농업 인력으로 다시 영광을 찾는다면, 이는 농촌의 중요한 인적자산이 될 수 있다.
영광군이 계절근로자 지원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가와 근로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과정 자체가 앞으로 영광의 농촌 인력 기반을 만드는 투자라는 것이다.
영광군, “일손을 넘어 함께하는 농촌”으로 영광군은 내년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더욱 체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외국인등록 및 마약 검사 비용 지원을 비롯해 영광문화 체험 지원, 항공료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 계절근로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한 지원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농협과의 협력을 통해 공공형 계절 근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공공형 계절 근로 운영을 위한 농업 근로자 기숙사 건립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농촌의 일손 부족을 해결하는 것은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다.
필요한 인력을 데려오는 것에서 나아가, 그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영광군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책도 이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일손을 구하는 농촌’에서 ‘함께 일할 사람을 키우는 농촌’ 으로.
낯선 땅에서 시작된 작은 인연이 영광 농업의 지속 가능한 인력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올해의 경험과 시행착오가 앞으로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배동영 기자 heemang233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