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사무처장 "대법관 국회 동의, 임명 전제로 묻는 것"

사무처장 "국회 임명동의안 송부, 임명 동의 전제"국힘 권한쟁의 두고는 "선례 따르면 각하도 가능"野 "재판소원 도움 안 돼"…헌재 "긍정 효과 충분"

뉴시스
2026년 10월 13일(화) 16:56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헌법재판소 등)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 임명을 동의하지 않는다면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다는 여당 의원 질의에 "임명을 전제로 국회에 동의 여부를 묻는 것"이라고 답했다.

재판소원 제도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취소에 쓰이지 말아야 한다는 야당 의원 질문에는 "불기소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취소와 비교할 것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

헌재 사무처장 "대법관 제청, 존중·협력하면 해소"

손 처장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법관 재제청 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그는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을 대통령이 원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재제청을 요청해야 한다'는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국회의 동의 여부를 묻는 것 자체가 임명에 대한 동의권이라 당연히 임명을 전제로 동의 여부를 넣었다고 볼 수 있다"고 헌법 조항을 해석했다.

다만 '대법원장으로서는 재제청을 할 의무가 발생했다'는 말엔 국민의힘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을 고려해 "핵심 쟁점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손 처장은 '(대법원장이) 제청을 하더리도 대통령이 반드시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거나 임명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지 않냐'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 물음엔 "문언상 일반적으로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 "헌법 제104조와 관련해 제청권, 임명권이라는 각 기관의 권한이 제대로 행사되려면 일반적으로 각 기관에 대한 존중과 협력 의무가 전제가 된다"며 "헌법기관(대법관)을 구성할 책임이 있는 헌법기관이 제대로 권한과 책임을 이행하면 해소될 문제"라고 부연했다.

이어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 서로 존중과 협력 속에서 행사된다면 (공백은) 능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헌법재판소 등)에서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국힘 권한쟁의 두고는 "선례 보면 각하도 가능하다"

손 처장은 이성윤 민주당 의원의 '대법관 공석을 224일 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헌법적으로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지난 8월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면으로 손봉기 후보자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 제청하자 청와대는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청와대와 조 대법원장은 헌법 제104조 2항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를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갈등 중이다.

조 대법원장은 임명 제청으로 의무가 끝났고,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 공문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아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지난 6일 국회에서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1일 이재명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가 국회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는데 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손 처장은 김한규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사건이 접수돼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각하 대상이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기존 선례를 보면 그런 판단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재판소원, 李 구제?" 묻자 "기소유예 취소와 다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헌법재판소 등)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3월 시행된 재판소원(법원 재판을 취소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해 공세를 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헌재의 이해관계와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일치돼서 재판소원이 성공했다(도입됐다)"며 "이 제도가 대통령을 위한 제도로만 활용되지 않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헌재의 위상 제고와 이 대통령의 재판 취소라는 이해관계가 맞물려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이다.

손 처장은 "헌법재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기능을 하지 못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을 최종적으로 해결한 것이 재판소원이다. 불기소 처분이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취소와는 비교할 게 안 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재판소원 접수 사건 대다수가 각하된 것을 근거로 "계륵(닭갈비) 같은 제도, 명분은 그럴싸한데 사실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소원은 올해 8월 31일 기준 2310건이 접수돼 이 가운데 25건이 전원재판부 정식 심판에 회부됐다. 나머지 2107건(91.2%)은 각하 또는 취하됐다.

이에 손 처장은 "인용률이 낮더라도 이를 염두에 두고 법원에서 재판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충분히 있었다"며 "재판 청구권을 충실히 보장받을 수 있고 기본권 구제도 받을 수 있다"고 반론을 폈다.

여권 의원들은 재판소원을 엄호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재판소원 도입 시 '소송 지옥'이 될 것이라는 대법원의 주장이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묻기도 했다.

이에 손 처장은 "제도를 도입하면서 여러 국민들이 걱정한 바를 저희도 이해할 수 있고, 잘못 운영하는 경우 그런 위험성도 일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을 감안해 매우 신중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헌법재판소 등)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이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사형제, 게임산업법 헌법소원…공개변론 검토 중"

손 처장은 지난 2019년 접수된 사형제 헌법소원이 8년째 계류 중이라는 손솔 진보당 의원의 지적엔 "헌재도 사형 제도 사건의 비중이나 사회적인 효과,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조기에 선고가 될 수 있도록 다시 변론을 여는 등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한 게임의 유통을 금지한다는 게임산업진흥법 헌법소원에 대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질문엔 "게임물과 관련한 사전검열 원칙이 처음 적용되는 사건이라 조금 더 신중한 판단을 하자는 내부 의견이 있고, 곧 변론을 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상환 헌재소장 배우자가 지난해 10월 스페인 세계헌법재판회의 제6차 총회 출장에 초청을 받지 않고도 동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 처장은 "초청을 받았다"며 "제도 개선을 하겠지만 동반 여부를 결정할 때 초청장의 내용과 대회의 성격, 동반자 프로그램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한다"고 반박했다.

김 소장의 업무추진비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제를 삼았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김 소장은 취임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업무추진비 3671만원을 썼으나 구체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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