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주사는 만능 암 치료법?…'이 암' 환자에겐 '독'

담도암女환자 혈중 비타민D수치 높으면 생존율↓
"비타민D 주사, 암종·성별따라 주의 필요성 검증"

뉴시스
2025년 02월 06일(목) 11:14
[나이스데이] 고용량 비타민D 주사가 암종에 따라 오히려 생존율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타민D가 암의 예방 및 진행 억제와 관련이 있다는 기존의 여러 연구 결과를 뒤엎는 것으로, 무분별한 고용량 비타민 투여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팀은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의 혈중 비타민D 수치와 생존율 관계를 연구 분석한 결과 여성 담도암 환자들은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오히려 생존율이 낮아졌고 성별에 관계없이 비만도가 낮으면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유창훈 교수팀이 2차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진행성 담도암 환자 173명의 혈중 25-하이드록시 비타민D 수치와 생존율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여성 환자군에서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위험도가 15%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 그래프가 뚜렷하게 우상향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성 환자군에서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으로 낮은 환자군에서는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가 5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비타민D가 암 환자 치료 성적에 무조건 좋을 것이다’라는 통념과 배치된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암종에 따른 생물학적 특성의 차이와 성호르몬과의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비타민D 연구에서는 주로 대장암이나 유방암에 대한 비타민D의 예방 및 치료적 효과를 확인했지만, 담도암은 생물학적 특성과 진행 양상이 다른 희귀 암으로 담도암 세포에서 비타민D 대사 관련 유전자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과 비타민D의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쳐 여성 담도암 환자 예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과도하게 높은 비타민D 수치가 오히려 염증 반응이나 세포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비타민D는 적정 수준에서 암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발휘하지만, 높은 비타민D 수치는 암세포의 성장 억제를 방해하거나 주변 조직의 미세환경을 변화시켜 암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

유창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담도암 환자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성별 및 BMI와 같은 환자 특성에 따라 분석한 첫 사례로, 상당수의 암 환자들이 맹신하는 비타민D에 대해 주의해야 할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비타민D가 담도암에서 어떤 생물학적 역할을 하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담낭으로 이동하는 통로에 생기는 담도암과 비타민D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다른 암종에 비해 알려진 바가 적었다. 하지만 ‘비타민 주사’에 대한 암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용량 비타민이 암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암종별로 세분화 해 분석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성별 및 BMI와 같은 환자 특성에 따라 생존율에 상이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무분별한 고용량 비타민 투여를 자제하고 암종과 성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행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무작위 임상시험인 NIFTY 연구의 일부로 수행됐다. ‘캔서 메디신(Cancer Medicine)’ 온라인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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