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왕고래' 공방…"계속 시추해야" "사기시추 사과하라" 국민의힘 "정쟁 도구로 삼는 태도 개탄스러워" 뉴시스 |
2025년 02월 07일(금) 1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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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탐사시추 결과에 대해 "시추를 더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대왕고래 1차 시추 관련 백브리핑'을 통해 "1차 시추를 통해 양질의 저류층, 두꺼운 덮개함, 셰일층을 확인했지만 탄화수소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한 번 시추를 해 봤는데 바로 나오면 산유국이 안 되는 나라가 어디 있겠나"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오전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해안에 7개의 유망 광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며 그중 한 개 시추했는데 경제성 있는 광구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나머지 부분도 지하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자원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계속 시추해야한다는 것이 당과 정부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대왕고래 심해 가스전 시추개발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계획을 수립하고 시추에 나서게 됐다"면서 "자원 빈국인 우리 입장에서는 자원개발 리스크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해 심해 유전구는 총 7개구가 있는데 대왕고래는 그중 한군데다. 대왕고래 유전구에 대해 심층 분석을 실행해서 5월 중간보고, 7~8월께 최종 분석결과 나오면 6개 심해 유전구에 대해 본격 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여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해 GPU(그래픽처리장치) 최고급 사양 3000장 살 수 있는 돈을 '대왕 사기시추'를 한 번 하는 데 다 털어 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이것(시추)을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씩 하려고 했다"며 "사실 그 돈을 아꼈으면, 이런 낭비를 안 했으면, 사기에 쓰지 않았으면, 아마 지금 대한민국 AI 연구자들(을 위해) 당장 1000억원 정도 들여 GPU 최고급 사양 3000장쯤 사주면 얼마나 연구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왕고래는 정부여당과 대통령이 나선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그 사기극 예산이 깎인 것을 계엄의 명분 중 하나로 내세웠다. 사기극을 명분으로 더 큰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바로 어제까지도 민주당을 비판하며 대왕고래에 대한 예산을 살리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명백한 잘못에는 사과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 아닌가, 국민께 대왕고래 사기극을 사과하라"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윤석열이 탄핵소추 됐으니 이쯤에서 끝난 것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윤석열 눈치보면서 나올 때까지 허공에 1000억씩 낭비해가며 시추공을 계속 찔렀어야 할 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그동안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를 윤 대통령 입맛에 맞춰 허술하게 진행한 것은 아닌지 국민들 입장에서 철저히 따져보고 그 책임 물어야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1차 탐사 시추 결과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 나오자 자원 개발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왕고래 1차 시추 탐사에 대한 아쉬운 결과가 더불어민주당에는 '잘 됐다'고 환호성 지를 일인가"라며 "대한민국의 자원개발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민주당에겐 그렇게도 반가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미래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노력조차 정쟁의 도구로 삼는 태도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도 자중하라고 반박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석유 시추는 어느 정부나 꾸준히 한국석유공사 차원에서 하고 결과가 나왔을 때, 장관급 이상에서 국민에게 보고하는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반성하고 사과하지는 못할 망정 정당한 비판을 정치적 공격으로 매도하다니 참담하다"며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때도 정쟁으로 몰아가더니 조금도 바뀌지 않은 모습"이라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