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에 맞게 손질 옳아" vs "세수기반 무너져"[상속세 논쟁 재점화] '상속세 개편' 논의 재점화…공제 기준 상향엔 합의 뉴시스 |
| 2025년 02월 24일(월) 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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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선 불합리한 세제를 손본다는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동시에 대규모 세수 결손 상황에서 '감세 카드'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또한 탄핵 정국으로 인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가 포퓰리즘 경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韓 상속세, 기형적 구조…현실에 맞게 손 본단 측면에선 타당"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한 세대 간 재산이 이동할 뿐인데 상속세 폭탄을 맞게 되는 이상한 구조"라며 "특히 수십 년 동안 과세 기준점이 바뀌지 않으니 물가가 오른 현 상황과는 맞지 않는 세제"라고 지적했다.
김정식 명예교수는 "주지해야 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반(反)하면 돈은 다 빠져나간다는 것"이라며 "공제 기준을 현실에 맞게 높이고, 최고세율도 낮추는 식으로 개편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현재의 상속세는 20여년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공제 기준 등 현실에 맞지 않는 기형적 구조"라며 "이를 고치자는 취지에서는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철 교수는 "이런 세법 개정은 정치 논리로 판단해선 안 된다. 야당은 단순히 '초부자 감세'라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최고세율 인하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렇게 논의가 지지부진하면 불합리한 세제 구조 속에서 결국 누군가는 억울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여당도 '야당 탓'만 하지 말고 최선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진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수결손 상황서 '감세 카드', 세수 기반 무너뜨릴 수 있어"
다만 대규모 세수 결손이 이어지는 등 국가 재정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감세 드라이브를 걸다 결국 세수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는 내수 부진으로 세수가 펑크나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며 "세수가 부족하니 복지망을 확충하지도 못하고 있고, 연구개발(R&D) 예산도 다 깎아서 성장 동력도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세은 교수는 "이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 사회가 '감세 경쟁'에 돌입한 영향이 크다"며 "이렇게 가다 보면 결국 세수 기반이 무너져 정작 돈이 필요한 때 아무런 일도 못 하게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우철 교수도 "세입 확충이 필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결국 국가 재정이 흔들리면 불합리한 세제를 고친다는 좋은 취지도 무색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렇기에 주류나 담배 등 물가가 올랐으나 적정한 세 부담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품목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식으로 세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 염두에 둔 포퓰리즘 행보"
이 같은 정치권의 감세 경쟁이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퓰리즘성 행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정세은 교수는 "지금 여야가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감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현실적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결국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포퓰리즘적 정치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경제를 살리면서도 양극화를 해소하고 부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치권이 움직여야 하는데, 이렇게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홍보하기 위해 내거는 상속세 개편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살아있을 때 물릴 수 있는 증여세 개편도 좋은 대안"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증여세를 손보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여야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상속세를 개편한다고 하는데, 사실 상속세는 세수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상속세는 상속인이 사망했을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차라리 살아있을 때 물릴 수 있는 증여세를 낮추는 것이 경제 활성화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우형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자산 선순환이 잘 안된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늙어서도 아파트 한 채라도 갖고 있으면 그걸 계속 틀어쥐고 있으니 자산이 움직이지 않는다. 차라리 증여세를 낮춰서 젊은 사람들에게 자산이 가고 그걸로 또 다른 소비·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