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화문서 비명계와 '시국 간담회'…윤 석방에 '탄핵 단일 대오' 이, 김경수·김부겸·박용진·이광재·임종석 등 비명계 잠룡과 간담회 뉴시스 |
2025년 03월 12일(수) 17: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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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구속 취소 여파로 야권이 대여투쟁에 집중하면서 민주당의 당내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통합 기조가 강화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광화문 인근에 설치된 민주당 천막 농성장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만나 시국 간담회를 했다.
이 대표는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을 군인으로 통치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지금 같은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이 엄청난 불안과 공포감을 준다"며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우리 경제도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민의힘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탄핵이 기각돼 대통령이 다시 직무에 복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공식적으로 헌재의 이름으로 앞으로 대통령은 아무 이유도 없이 국민을 계몽시키기 위해서 아무 때나 군을 동원해 계엄령을 선포해도 된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취미활동 삼아서 계엄령을 선포해도 된다고 용인하는 것인데 가당키나 한가"라고 헌재를 압박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이 나라 정치의 일부를 맡아갈 국민의힘이라는 정치 집단이 헌법 파괴적인 중대범죄 수괴를 옹호하고, 파면하지 말라고 하고, 처벌하지 말라고 하고, 석방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며 "헌정질서를 통째로 파괴하고, 국민들을 집단 살상하겠다고 하는 행위를 옹호하고 있다.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변하는 정치조직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모두를 위한 나라이지 특정 계급이나 계층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에도 다시 한번 요청한다. 최소한의 양식을 회복하고, 최소한의 근본적인 책임을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간담회는 이 대표가 비명계 주요 인사들에게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야권의 단일 대오를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 대표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기존 일정으로 불참했다.
비명계도 이날 간담회에서 일제히 윤 대통령과 여권에 총구를 겨누며 야권 통합에 힘을 실었다.
김 전 지사는 "윤석열 석방 이후 (시민들께서) '너무 불안하고, 혹시 탄핵이 기각될 수 있을지 몰라 공포스럽기까지 하다'는 이야기를 한결같이 해주셨다"며 "지금은 대통령이 파면되느냐, 아니면 대한민국이 파면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란) 우두머리, 두목은 버젓이 나와서 활보하고 있다. 관저에서 또 다른 내란을 지휘하고 있다"며 "탄핵으로 반드시 이 내란을 종식해야 할 것 같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탄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저희는 이재명 대표 당 운영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한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론 분열의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한다는 것에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장도 "오늘 이 자리는 민주당부터 하나가 되는 날이다. 나아가 반드시 윤석열 파면을 이루고 대한민국이 하나 되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국민들을 살리기 위해 하루속히 탄핵이 인용돼야 한다"고 보탰다.
임 전 실장도 "어쩌다가 대한민국이 이 지경까지 원칙과 윤리가 무너져 내렸는지 정말 참담한 마음이다. 법원과 검찰의 깊은 자성을 촉구한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더 확실하게 국민들 속에 뿌리내리고, 중심을 잡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 석방을 야권 통합의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유뷰브 방송에서 지난 21대 국회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데 대해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이라고 말한 뒤 비명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하지만 윤 대통령 석방이라는 돌발 변수로 당내 원심력이 차단돼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현재 국민들이 가지고 계신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 흔들림 없고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는 얘기가 있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오늘 간담회를 통해 그런 의지를 보여준 건 매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앞으로도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회의나 회동, 간담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이었고 참석자들도 힘을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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