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의 '반전'…"약 끊었더니 머리 아팠던날 절반 감소"

약물과용두통, 치료효과 확인
3개월 만 두통 일수 절반으로

뉴시스
2025년 03월 19일(수) 11:35
[나이스데이] 만성 두통으로 고통받는다면 오히려 두통약을 끊어야 증상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과용두통 환자들이 두통약을 즉각 중단하고 적절한 예방 치료를 받으면 3개월 만에 두통 빈도와 강도가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홍균 교수팀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국내 7개 신경과 전문 클리닉에서 309명의 약물과용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3개월 간 치료 경과를 분석한 결과를 19일 밝혔다.

약물과용두통이란 ▲두통 환자가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을 경험하고 ▲두통 치료를 위해 급성기 치료제를 ‘과용’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등 일반 진통제의 경우 월 15일 이상, 트립탄 등 편두통 특이 약물의 경우 월 10일 이상 복용 시 약물 과용 상태로 간주된다.

연구팀 분석 결과 과용하던 급성기 치료제를 감량한 환자군에서는 월평균 두통 일수가 치료 전 24일에서 치료 후 12일로 감소했다. 완전히 중단한 환자군에서는 두통 일수가 15일 줄었다.

반면, 급성기 치료제 과용을 유지한 환자들은 두통이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고 일부에서는 증상이 악화했다.

박홍균 교수는 “약물과용두통 환자는 두통약을 지나치게 자주 복용할수록 두통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특징”이라며 “아프니까 약을 먹는 것이지만, 자주 복용할수록 오히려 더 잦은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과용두통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기존 과사용하던 두통약을 중단함과 동시에 예방 치료를 적극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치료법으로 쓰인 것은 보톡스 주사, 항-CGRP 단일클론항체(편두통 예방 주사), 경구용 예방약이었다.

예방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두통 일수와 강도가 더 빠르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두통약을 끊는 것이 우선이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예방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물과용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지목한 질환으로, 특히 만성 두통 환자들 사이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박 교수는 “만성 두통을 겪는다면 먼저 두통약 복용 빈도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무조건 약을 먹기보다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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