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회 의장 업체 계약 PT 뛴 의원, 겸직 신고 '엉터리' 광주 서구의회의장 운영 공연기획업체에 동료의원 입사 뉴시스 |
2025년 03월 19일(수) 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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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의 업체에 입사할 때 4대 보험에 가입한 날로부터 한달이나 늦게 '최초 근무일'을 허위로 신고해 겸직 신고 의무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19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김형미 서구의원은 지난 4일 의회사무국에 겸직 신고서를 추가 제출·접수했다.
김 의원은 전승일 서구의회 의장에게 제출·접수하는 겸직신고서에 '올해 3월1일부터 공연기획업체 A사에 기획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A사에 최초 근무일로 신고한 3월1일에 앞선 지난달부터 A사의 영업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사는 지난달 11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가 공모 재공고를 낸 '2025년 오월어머니의 노래 국내외 공연 대행' 용역 입찰(총 사업비 4억7680만원 규모)에 참여하고 있다.
평가 기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제안서 심사(80%)는 PT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의원이 지난달 28일 열린 PT에 직접 참여했다.
김 의원은 겸직 신고서에 기재된 최초근무일보다 하루 앞서 사업 낙찰을 위한 경쟁 PT(제안서 심사)에 참여한 것이다.
김 의원이 입찰에 중요한 경쟁 PT까지 참여하려면 현실적으로 2월11일(사업 재공고일)부터 28일(PT 발표일)사이에는 A사의 사업 계획, 계약 입찰 서류 등을 검토했을 가능성도 있다.
A사 대표인 전 의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의 A사 재직 시점에 대해 "꾸준히 일을 해왔지만 4대 보험이 들어간 것은 2월1일부터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서구의회는 겸직 신고 절차에서 의원이 작성한 신고서만 받았을 뿐 실제 재직 여부를 알 수 있는 증빙 서류는 받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이 정확히 언제부터 A사에서 재직하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 것이다.
평가 결과 A사는 기존 업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해 현재 우선 계약 협상자로 선정돼 있다. 현재 ACC는 우선 계약협상자인 A사와 해외 공연 역량, 공연자인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 어머니들과 업체 간 의사소통 등을 협의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협상을 마치고 조달청 협상 완료 통보를 거쳐 최종 계약까지 할 예정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겸직의 제한적인 허용을 규정한 관련 법규 만큼은 지켰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전 의장은 "수의 계약 형태도 아니고 일반 업체와 같이 동등한 평가 과정을 거쳤다. 10여 년 넘게 운영한 업체로서 실력도 있고 평가 점수도 좋았다"며 "서구가 아닌 다른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한 만큼 절차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김 의원의 겸직 신고 위반 논란, 의장 본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동료의원을 고용한 일이 적절한 처신인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 "답할 의무가 있느냐" 등의 입장만 내놨다.
김 의원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도 겸직 신고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ACC 측은 "의원 신분인지 직접 밝히지 않아 외압이나 알력을 받은 바는 없다"며 "최종 계약까지는 충분한 검토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겸직 신고 위반 여부와 별개로 서구 지역 내 공공기관이 아니더라도 계약 과정에 기초의장·의원이라는 직위가 외압으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사익 활동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권자를 대변하며 권익·복리 증진에 힘써야 할 지방의원 개개인이 의회 의정활동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현안에 대해 동등한 위치에서 토론하고 때론 상호 견제도 해야 할 건전한 동료의원 관계가 사익 추구를 위한 공동체로 전락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ACC는 지난 2018년부터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인권·평화 가치 확산을 위해 5·18 희생자의 가족과 매년 합창 공연을 열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