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은 대표, 의원은 직원…"도덕적 해이 선넘어" 맹비난

광주 서구의회 내 비판·자성 잇따라
"의원 간 고용관계, 상식 맞지 않아"
본회의장서 자성 촉구 공개 발언도

뉴시스
2025년 03월 20일(목) 17:11
[나이스데이] 의장이 운영하는 업체에 취업, 공공기관의 발주사업 입찰을 위해 뛴 의원이 겸직 신고까지 허위로 해 논란인 광주 서구의회 내에서도 자성·비판 목소리가 잇따랐다.

20일 서구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김형미 서구의원은 지난달 28일 같은 당 전승일 서구의장이 운영하는 A사의 사업 총괄 프로듀서 자격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오월어머니의 노래 국내외 공연 대행 용역' PT(프레젠테이션)에 참여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달 4일에야 뒤늦게 'A사에서 3월1일부터 일하고 있다'며 겸직 사실을 신고했다.

겸직 신고도 제때 하지 않고 동료의원인 전 의장의 업체의 입찰 수주를 위해 앞장선 데 대해 "도덕적 해이가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의회 내에서도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모 서구의원은 "의원 간 고용 관계 문제와 허위 겸직 신고는 법과 제도의 문제를 넘어 누가 보더라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의정 활동에 집중하지 않고 수익 창출에 집중하려 했다는 것도 문제"라며 "최근 막말, 성희롱에 이어 이번까지 여러 논란이 연이어 터진 것은 의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재선 의원과 초선 의원 사이 유착관계가 이렇게 두터울 줄 몰랐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해도 불필요한 오해는 사면 안 되지 않겠는가"라며 "비정상적인 고리를 끊고 동료 의원으로서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의장과 의원이 한 사업체에서 고용·피고용인 사이라는 사실이 시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권한 남용이라는 의구심을 살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전 서구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공개 비판 발언도 나왔다.

김옥수 의원은 5분 발언에서 "전 의장과 김 의원이 같은 회사 운영자와 기획실장으로서 4억7000만원대 5·18 행사 사업을 수주한 점은 명백한 의회 윤리규범 위반으로 추정된다. 추후 의회 사무국에서는 사안들에 대한 위법 여부를 검토해 윤리특별위원회 회부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논란을 빚은) 서구의회가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고 지적할 자격이 충분한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계약 수주 자체는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규나 절차에 문제 될 것은 없다"면서도 A사 근무 사실 자체는 시인했다.

이날 김 의원은 문제가 된 A사에서 퇴사하겠다며 현재 겸직 신고 변경을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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