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어머니 종'으로 해외 진출…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제주에 목련·초령목·함박꽃 등 목련과 3종 모두 자생
큰별목련, 큐엔시스목련은 목련에서 나온 품종
한라산 자생 최고령 목련, 300년으로 추정

뉴시스
2025년 03월 27일(목) 11:08
[나이스데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면서 담백한 빛깔로 꽃을 피우는 목련(Magnolia kobus). 한국 토종은 제주, 한라산 산간에서 유일하게 자생한다.

2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효돈동지역 자연주의 정원인 '베케'에서 목련이 하얀 꽃망울을 터뜨렸다. 자생지는 아니지만 씨앗으로 4년간 키운 자생 목련이다.

봄을 맞아 제주지역 주택이나 공공건물 정원에 식재된 여러 종류의 목련이 활짝 피기 시작했으며, 자생지에서 자라는 목련은 다음 달 초부터 꽃망울을 터뜨릴 전망이다.

이런 목련이 육종을 통해 '어머니 종'으로 해외에 진출, 유명 식물원 등에 자리잡고 있다.

목련 연구가인 김장훈 천리포수목원 전문위원에 따르면 큰별목련은 어머니 역할의 목련과 아버지 역할인 일본 원산의 별목련을 교배해서 만들어졌는데 1914년 독일 본식물원 원예연구가가 처음 육종을 하고 1917년 처음 꽃을 피웠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가든에서는 1938년 목련과 일본 원산의 버들목련의 교배로 큐엔시스목련이 만들어졌다.

제주와 일본에 자생하는 목련은 이처럼 교배, 육종 등을 통해 새로운 품종을 탄생시키고 있다.

한국에는 목련과에 목련, 함박꽃나무, 초령목 등 3종이 있는데, 이들 3종 모두 제주에서 자생한다.

김장훈 전문위원은 "제주자생 목련은 환경 적응력이 좋아서 생육이 우수하고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며 "곧게 자라는 수형 특성도 있어서 접목으로 증식할 때 대목으로 주로 활용하고, 다른 목련들과 교배해 다양한 품종을 만들어내는데 주로 쓰인다"고 말했다.

자생 목련은 백목련과 달리 꽃의 아래쪽에 연한 붉은 빛이 돌고, 한두 개의 어린 잎이 달린다는 특징으로 구별할 수 있다.

목련은 지구에 출현한 가장 오래된 꽃식물 중 하나로 '최초의 꽃'이라고 불린다. 목련은 벌이나 나비보다 먼저 지구에 나타난 곤충인 딱정벌레를 유인해 꽃가루받이를 해온 전통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정원수나 가로수로 심어진 목련은 대부분 우리나라 자생이 아닌 중국에서 들여온 백목련이다. 자목련, 별목련, 태산목 등도 외국에서 유입되거나 육종된 종이다.

제주자생 목련은 한라산 해발 400~1000m의 낙엽활엽수림대에서 주로 자생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2012년 희귀식물 목록에 포함시켰다.

현재 200여그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확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는 않았다.

가장 오랜 목련은 한라산 계곡부에 있는데 가슴높이 둘레 2.9m, 높이 15m이고 수령은 300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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