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위 작은 테마파크…휴게소가 확 달라졌다

VR 스포츠부터 드론 축구까지
주유소는 싸고, 음식은 맛집급
쉼+즐길거리 있는 문화명소로

뉴시스
2025년 04월 03일(목) 11:19
[나이스데이] 고속도로 이동 중 화장실에 들르거나 식사, 휴식을 위해 머무르는 곳이었던 휴게소가 이제는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휴게소마다 특화된 맛과 레저, 체험, 쇼핑, 실속까지 오감을 사로잡는 서비스를 제공해 그저 스쳐가는 장소가 아닌, 또 하나의 여행지로 '업그레이드'(upgrade)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세종포천고속도로 처인휴게소와 남한강 휴게소는 민간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테마로 조성됐다. 도로공사는 다른 휴게소도 신개념 휴게소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미식·쇼핑·문화·스포츠까지 휴게소에서 한번에

도로공사는 최근 휴게소를 민간기업과 협업해 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올해 초 개통한 세종포천고속도로 안성~구리 구간 처인휴게소가 대표적이다.

처인휴게소는 본선 상공형 양방향 통합휴게소로,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우주정거장을 연상케 하는 링 모양 외관을 갖췄다. 포천 방향 275대, 세종 방향 318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3층에 걸친 넓은 휴게공간을 자랑한다.

실물 크기의 미래형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가상현실(VR) 스포츠 등 다양한 체험시설 외에도 비즈니스 미팅룸, 공중데크형 야외 정원, 캐릭터 카페, 화물차 라운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유일하게 스타벅스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로, MZ세대가 밀집하는 '핫플레이스'인 서울 성수동 유명 맛집 '구욱희씨', '붕어유랑단' 등을 유치했다. 가가솥밥 등 전문 식당도 있다.

지난해 5월 개소한 남한강 휴게소도 민간 기업과 협업한 대표적인 양방향 통합휴게소다. 이곳 역시 UAM, VR 등 4차산업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정규 경기가 가능한 드론 축구 경기장과 텐트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글램핑 존은 휴게소 방문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차별화를 꾀했다.

]◆줄서서 먹는 유명 맛집, 휴게소에서 만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전국 팔도의 명품맛집도 고속도로 휴게소 155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정부가 인증한 백년가게, 지자체가 선정한 맛집 등 다양한 브랜드를 유치했다. 메뉴뿐 아니라 식재료, 레시피, 매장 인테리어 등을 본점의 특장점을 그대로 구현, 고객들이 실제 맛집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도로공사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맛집을 선정하고 본점과 같은 품질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지속 점검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명품맛집 발굴 및 유치를 통해 고객들이 줄 서서 먹어야 했던 지역의 명물 먹거리를 휴게소에서 편하게 맛보고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속도로 간식의 품질과 가격 관리도 이뤄지고 있다. 도로공사는 휴게소 간식 구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저가 인기간식 도입을 확대했다. 지난해 2월 208개 휴게소에 전면 도입한 '알뜰간식' 제도를 통해 기존 3종 할인으로 제공했던 호두과자, 소떡소떡 등의 간식을 휴게소 규모에 따라 10종 이상으로 확대했다. 가격도 3500원 이하로 낮췄다.

도로공사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 식사류, 라면류, 우동류, 생수류를 '실속상품'으로 지정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식사류는 7000원 이하, 라면류 4000원 이하, 우동류 5500원 이하, 생수류는 700원 이하로 정했다. 기존에는 식사·라면·생수류 3종이었으나 올해부터 우동류가 추가됐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가격 공시제도 시범운영 중이다. 매출 상위 10종류의 휴게소·노선별 가격정보를 제공해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비교 후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기름값이 저렴한 이유

언제부터인가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기름값이 시내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그 비결은 도로공사가 직접 주유소 브랜드 '엑스오일(ex-OIL)'의 품질과 가격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기준 ex-OIL 주유소 기름값은 전국 평균 가격 대비 리터(ℓ)당 휘발유는 54원, 경유는 51원 저렴하다.

2014년 도입한 ex-OIL은 공동구매 방식으로 물류비와 유류비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까지 판매량은 211억8000만ℓ, 전국 평균 판매가 대비 고객이 절감한 비용은 누적 1조원에 달한다.

고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철처한 정품·정량관리도 이뤄지고 있다. ex-OIL 주유소는 한국석유관리원의 석유품질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연간 6~20회 품질적합성 검사를 받는다. 매달 정량검사를 실시하며 법정 허용오차 기준(20ℓ당 ±150㎖)보다 강화된 기준(20ℓ당 ±100㎖)을 적용한다.

ex-OIL 판매량은 2014년 도입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고속도로에서 운영되는 ex-OIL 주유소는 모두 204개소로 하루 평균 18만4000대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통상 주유소 화장실이 열악하다는 인식이 많지만 고속도로 주유소 화장실은 쾌적하게 개선되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ex-OIL 도입 10주년을 맞아 '고속도로 주유소 화장실 전면 혁신'을 진행 중이다. 새단장한 화장실은 차량 주유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와 센서형 세면기를 갖추고 있다.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오늘날 고속도로 휴게소는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획일적인 쉼터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와 시대의 변화에 맞는 신개념의 휴게소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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