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있긴 할까요?"…르세라핌 허윤진, 1년전 코첼라 직후 쏘스뮤직에 던진 물음 월드 투어 '2025 르세라핌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 인 인천' 현장 뉴시스 |
2025년 04월 21일(월) 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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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허윤진은 20일 오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연 팀의 첫 월드 투어 '2025 르세라핌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 인 인천(LE SSERAFIM TOUR 'EASY CRAZY HOT' IN INCHEON)' 2회차 앙코르 무대 도중에 딱 "1년 전에 이쯤에 제가 호텔 방에서 회사(쏘스뮤직) 분이랑 통화하는 도중에 막 울면서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라고 돌아봤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요? 앞이 있긴 할까요? 우린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요? 뭐가 가짜고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어요"라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딱 1년 전이면 르세라핌이 미국 최대 음악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2024(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무대로 라이브 관련 혹평을 들었던 때다. 또 같은 달에 이들은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갈등에 불똥을 맞기도 했다. 아이돌로서 하나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이슈들이 여럿 얽힌 것이다.
허윤진이 이날 "정말 한 치의 앞이 보이지 않았다"고 고백할 정도로 힘든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넘을 수 없는 벽과 마주했을 때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허윤진에겐 개인적으로 정말 다양한 감정선이 생겼다.
"형용할 수 없는 그런 뒤섞인 감정들이 많았는데 정말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고 너무 억울하더라도 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아 너무나 슬퍼요 아니 근데 말해야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허윤진은 그러면서 "근데 여러분 혹시 진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조개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조개가 엄청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다음에 진주가 나온단 말이에요. 그런 것처럼 '야 이런 고통이라면 진주가 만들어질 거다'라는 믿음과 이런 힘든 시간과 증오에게 '나의 사랑을 절대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새기고 '피어나를 지켜야겠다. 우리가 더 노력해서 발전해 살아가는 것들을 다 지켜야겠다' 이런 생각을 항상 하며 좋은 기회를 가졌어요."
허윤진은 이런 생각으로 어둠 속을 걷다 보니까 그것이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빛의 줄기들이 보이면서 다양한 시선과 팬미팅 컴백을 통해 피어나 사랑을 느끼고, 멤버들과 더 끈끈해진 사이를 경험하면서 정말 까마득했던 앞 길이 보이더라고요."
그 끝에서 허윤진은 1년 전 자신이 했던 질문에 확실한 답을 스스로 찾았다.
"답은 이 공간에 모두 있어요. 우리가 어렵게 열기와 같이 만들어낸 추억, 열정이 이렇게 진심된 말과 언어 온도들이잖아요. 남들이 쉽게 뱉는 말이 아닌 우리가 어렵게 이뤄낸 것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 진짜라는 거예요. 저희가 드리는 사랑과 나는 이 시간 다 진짜니까 여러분들도 앞으로 힘든 시간이 온다면 오늘을 기억하고, 내 가슴을 내 심장을 정말 뛰게 만드는 것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면서 자신을 믿는 사람이 있다는 걸 믿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그 사람들중 한 명 한 명이 저희입니다. 언제나 꽃길만 걸을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걸을 수 있게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저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저희가 지켜드릴 수 있도록 약속하겠습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지난 1년에 대해 시련을 방점 찍으며 팬들과 멤버들에게 고마워했다.
카즈하는 "지금 이렇게 눈앞에 계시는 분들이 저희와 함께 시련을 겪어낸 소중한 사람들처럼 느껴져서 그때보다 더 깊어진 서로의 마음이 느껴진다"고, 홍은채도 "저희가 함께 가는 길이 매번 꽃길일 수는 없겠지만, 저희 노래 가사처럼 가시밭길도 있기 때문에 꽃길이 있을 때 그 꽃길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채원은 "3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기쁠 때도 같이 기뻐해주고 슬플 때도 같이 슬퍼해주고 위로해주는 우리 피어나 덕분에 진짜 잘 버틸 수 있었어요. 우리 피어나도 잘 견뎌줘서, 계속 피어나로 있어줘서 너무너무 고맙습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쿠라는 "제가 아이돌을 했는데 아이돌 마지막 팀을 르세라핌으로 해서 다행이에요. 너무 좋은 팀을 만났다"고 울먹였다.
르세라핌은 이날과 전날에도 같은 곳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서 지난 1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음을 증명한 무대를 선보였다. 강렬한 밴드 편곡의 반주에 맞춰 노래한 멤버들은 안정된 가창력으로 코첼라 등에서 억울하게 낙인 찍힌 시선에 맞서는, 일종의 제대로 된 설욕전을 펼쳤다.
지난해 2월 발매된 미니 3집 '이지(EASY)', 같은 해 8월 공개된 미니 4집 '크레이지(CRAZY)' 그리고 지난달 선보인 미니 5집 '핫(HOT)'으로 이어지는 3부작 프로젝트의 피날레로 공연 서사도 입체적이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