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 고위급 통상 협의 임박…피해 큰 車 관세율 하향 성과낼까

최상목·안덕근, 관세협상 등판…관세 협상의 틀 만드는데 주력
韓, LNG·조선·알래스카 등 협상 카드로 품목별 관세 인하 모색
美, 상호 관세 의제로 설정…방위비 분담금 등 '패키지 딜' 변수

뉴시스
2025년 04월 23일(수) 11:29
[나이스데이] 오는 24일 오전 8시(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2+2 한미 고위급 협상'을 시작으로 양국간 관세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관세율 하향 조정이라는 목표 아래 이번 한미 고위급 협상을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측에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조선업 협력,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 참여 등을 주요 협상 카드로 활용하며 관세율 하향 조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장으로 향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비롯해 조선·에너지 협력 등 그동안 우리가 준비했던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양국이 협력을 이어갈 수 있는 윈-윈 협의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다만 미국이 통상과 안보를 연계하는 '패키지딜'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차기 대선이 임박한 만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민감한 사안을 결정하는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최상목·안덕근, 관세협상 등판…품목별 관세율 인하 총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향후 신규 무역 합의를 위한 협상에서 한국, 일본, 인도, 호주, 영국 5개국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와의 협상은 이번주부터 본격 개시된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내 또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협상 상대국들이 좋은 제안을 제시할 경우 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빨리 타결하는 국가가 가장 좋은 합의를 얻게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대미 협상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한 권한대행은 필요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을 통해서 해결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에선 최상목 부총리와 안덕근 장관이 협상 테이블에 먼저 나설 예정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지난 22일 G20(주요 20개국)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떠났고 안덕근 장관도 2+2 한미 고위급 협상 참석을 위해 23일 출국했다.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은 방미 기간 중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통상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품목별 관세 인하를 위한 논의에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韓, LNG·조선·알래스카 등 협상 카드로 품목별 관세 인하 모색

2+2 한미 고위급 협상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LNG 수입 확대, 조선업 협력,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 등을 주요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LNG 수입 확대, 조선업 협력은 이번 2+2 한미 고위급 협상에서 구체적인 의견이 오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에너지와 조선업 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측에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은 총 사업비가 440억 달러(약 62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다 차기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측에선 사업 참여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보다 미국의 입장을 듣는데 주력할 수 있다.

변수는 미국이 이번 회담 의제를 상호관세로 설정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이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등 안보 문제를 연계하는 패키지 딜을 원하고 있는 만큼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지난해 10월 방위비 분담금을 2026년부터 2030년까지 1조5192억원으로 타결한 바 있는 만큼 우리측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에 대한 논의를 할 필요성이 없지만 미국이 트집을 잡을 경우 난항이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최상목·안덕근, 관세협상 등판…관세 협상의 틀 만드는데 주력

관세 협상의 경우 우리나라 측에서는 자동차 품목에 대한 25% 관세율을 면제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꼽히지만 전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만큼 상호관세 면제 또는 인하를 위한 협상이 우선시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중론은 2+2 한미 고위급 협상을 통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틀을 만들 수 있다고 모아진다. 최 부총리가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국익을 고려해 미국과의 협상에 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단거리 경기'가 아닌 '마라톤'이라고 표현했던 안 장관도 이번 2+2 한미 고위급 협상에서 결론을 도출하는 것보다 긴 호흡으로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결과물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 장관은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협의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시간이 필요할 경우 다음 정부와 협의를 해서 바통을 넘기는 등 산업계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경제전문가 "대미 투자 협상카드 활용하고 수출 다변화 필요"

경제 전문가들은 2+2 한미 고위급 협상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와 미국간 관세 협상이 본격화된 만큼 우리나라가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출 다변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석재 우석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정부가 공백 상태인 만큼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미간 교섭을 지켜보면서 수출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며 "당분간 미국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대미 수출을 줄이면서 다른 나라에 집중하고 정부가 좋은 조건을 얻어내면 다시 수출량을 늘리는 식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에 투자를 많이하는 나라고 투자를 많이 할 수록 흑자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미국 수출이 원활해야 투자도 할 수 있는 만큼 대미 투자를 협상용 카드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업들의 경우 당분간 미국 말고 다른 나라 수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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