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론에 침묵하는 한 대행…최근 행보 보면 답이 보인다? 尹 탄핵 이후 대선 출마설에 침묵으로 일관 뉴시스 |
2025년 04월 23일(수) 1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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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은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의 한미연합군사령부를 방문했다. 한 대행의 군부대 방문은 지난 1일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방문한 지 20여일 만에 또다시 군 시찰에 나선 것이다.
한 대행의 이번 한미연합사 방문은 미국과의 관세·통상 협상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의 안보 전략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으로, 협상의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한 대행 측의 설명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2 협의를 개최하기에 앞서 한미동맹의 안보적 중요성을 부각하는 것이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행보로 읽힌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의 행보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는 관측도 하고 있다.
한 대행은 지난 15일 광주 기아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그 다음 날에는 울산 HD 현대중공업 공장을 방문했다. 대미(對美) 관세 협상에서 핵심 협상 카드인 조선업, 그리고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산업의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듣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의 일정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결식아동들을 돕고 있는 식당을 격려 방문하고, '천원백반'을 팔고 있는 식당에 식재료값을 선결제한 것 등에 의미를 부여했다. 출마를 염두에 둔 민생행보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한 관계자는 "한 대행은 권한대행을 하기 이전부터 기회가 되면 급식소 등을 방문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민생을 챙겼다"며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는 시각에는 거리를 뒀다.
한 대행이 출마와 관련해 분명한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한 대행 출마론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닷새만에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반면 한 대행은 윤 전 대통령 파면 20일째인 이날까지도 "마지막 소임" 이상의 입장 표명은 않고 있다.
나아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여지를 남기고 있다. 한 대행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통화에서는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설될 수 있는 답변들이다.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추대위원회도 만들어졌다. 한 대행 측은 전혀 무관한 시민단체라며 아직은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한 대행이 이번 대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자 사퇴 시한인 다음달 4일 이전에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한 대행은 윤 전 대통령 탄핵 후 내부에 대미 관세전쟁 대응 등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직원들도 불출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한 대행이 대선 출마 관련해 모호한 답을 연이어 내자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는 기류가 더 커졌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한 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시계제로 상태"라고 말했다. 한 대행은 참모들에게 출마 관련해 일체 언급을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행이 워싱턴D.C.에서 열릴 한미 경제·통상 2+2 협의 이후 대선 출마 관련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24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신속 처리 협조 요청을 위한 시정연설을 하면서 출마 관련 입장 표명 요구에 호응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시스 통화에서 "한 대행의 일련의 행보를 보면 단계별 전략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통상협상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대선에) 나오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뉴시스 통화에서 "한 대행 고민이 많을 것"이라면서 "만약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국민의힘에 지지세를 몰아주는 역할 정도일 것인데, 페이스메이커를 하려고 출마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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