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고위급 통상협의 D-데이…'상호관세 철폐 목표' 정면 돌파할까

한미 2+2통상협의 24일 오후 9시부터 스타트
韓 대표단, 상호관세 철폐·품목관세 조정 목표
25일 오전 6시 한미 통상협의 결과 공개 예정

뉴시스
2025년 04월 24일(목) 16:49
[나이스데이] 한미 양국의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가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밤 9시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한국에 부과된 상호관세를 철폐하고, 업계 피해가 확산하는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 조정을 목표로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 측 대표로 나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3일 오후 2시(현지 시간) 워싱턴D.C. 모처에서 만나 사전 실무협의를 진행하며 미 관세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후 9시부터 재무부에서 2+2 통상협의를 진행한다.

이번 협의는 관세협상의 탐색전 성격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negotiation)'이 아닌 '협의(consultation)'라는 표현을 택한만큼 구체적인 요구 조건을 주고받거나 결정하기보다는 상호 간 의견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통상협의에 나서는 최 부총리와 안 장관 등 우리 측 대표들은 '국익 최우선'의 원칙 하에 미 관세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 부총리는 한미 통상협의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답하면서도 "우리나라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안 장관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상호관세가 부과된 것을 철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25% 관세가 부과돼 있는 자동차는 대미 교역에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가급적 신속히 풀 수 있도록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언급된 무역균형,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3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상호 간의 관심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관세 인하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LNG 수입 확대, 조선업 협력은 이번 2+2 통상협의에서 구체적인 의견이 오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에너지와 조선업 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측에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은 총 사업비가 440억 달러(약 62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다 차기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측에선 사업 참여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보다 미국의 입장을 듣는데 주력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이번 회담 의제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관세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 패키지 딜을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한 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관세와 방위비 문제를 포괄한 '원스톱 쇼핑'을 거론한 것도 미국 측이 패키지 딜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예상의 근거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서 직접 등장해 주일미군 주둔비 증액, 일본 내 미국산 자동차 판매 문제 등을 지적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중론은 트럼프 관세정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한미 고위급 면담인 만큼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협상 방향성을 잡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미국과 협상을 진행할 의제를 설정하고 세부적인 내용, 일정 등을 확정하는 등 관세 협상의 틀을 만들 수 있다는 예상이다. 성급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보다 대미 관세 협상의 틀을 만들고 차기 정부로 협상 바통을 넘기는 방식이다.

2+2 통상협의를 통해 미국 측으로부터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얻어낼 수 있을 지 여부도 관심이다. 한 두번의 만남으로 관세 결론이 나오기 힘든만큼 우리 측에선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먼저 얻어내면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2+2 통상협의가 마무리되면 안 장관은 그리어 대표와 별도로 회담을 진행하고 이에 대한 결과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25일 새벽 6시 이후에 공개된다.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은 미국 상호관세와 관련한 첫 장관급 협의와 개별 회담이 어떻게 진행됐는 지 간담회를 통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부과된 상호관세를 철폐하고,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 조정을 목표로 협상에 나서는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이 미국에 우리나라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최소한 상호관세 유예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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