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널뛰기 속 한미 실무협의 막 올라…원화 절상 압박 가중 한미 양국 재무부 간 환율 실무협의 시작 뉴시스 |
2025년 05월 09일(금) 1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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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기재부의 환율 실무협의가 최근 개시돼 진행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환율 실무협의가 시작됐다"며 "우리 측 요구사항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한미 '2+2 통상협의' 당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환율을 협상 의제로 올리자고 제안하면서 양 재무부 간 환율을 별도 논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스콧 베선트 장관이 재무부 간 별도로 환율을 논의하자고 먼저 얘기했다"며 "(원래도) 별도로 양 외환당국 간 긴밀하게 논의를 해 왔는데 그런 차원에서 특히 환율정책과 관련해 양 재무부 간 별도 실무협의를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환율 실무협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일부 아시아 통화의 변동성 확대로 인한 원·달러 환율 변동폭도 커졌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98.0원)보다 1.4원 내린 1396.6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 이전인 11월29일(1394.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이 원화가치 절상을 압박할 수 있다는 공포감도 감돌고 있다. 미국은 조만간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환율관찰 대상국'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이 직접적인 원화가치 절상을 압박하지 않더라도 환율을 협상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궁극적인 관세전쟁 목적은 미국으로 제조기지를 움직이자, 글로벌 밸류 체인을 붕괴시키고 로컬 밸류 체인으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그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제 미국에서 수출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약달러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각국 관세협상에서 환율개입을 위한 언급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
미국이 대만과 관세 협상 중 절상 압박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만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장도 지난 6일 아시아 통화 강세에 대해서 "미국이 개별 국가를 만나면서 환율 얘기를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일본 엔화든 중국 위완화든 그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트리면 미국은 매우 불공평한 불이익을 안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경제·금융당국은 시장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속 중이다. 김범석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은 "향후 미중 간 첫 공식 무역협상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 이벤트들이 계속 예정되어 있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금융·외환시장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주요국 통상협상, 지정학적 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향후 매주 한 차례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개최해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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