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없던 내가 전립선암?…"유증상 땐 늦어, 인식 바꿔야"[인터뷰] 전립선암 남성 발생암 1위 임박…'선진국형 암'으로 꼽혀 뉴시스 |
2025년 05월 13일(화) 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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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홍구 부산대 비뇨기과 교수는 최근 외래 진료에서 전립선암 진단을 내린 환자에게 이같은 말을 들었다. 하 교수는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암이) 상당 수준 진행됐다는 것으로 사실상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며 "증상이 없는 암 진단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2024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2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8만2047건의 암이 발생했다. 그 가운데 전립선암은 2만 754건, 전체 암 발생의 7.4%로 6위를 차지했고 남자에게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하홍구 교수는 지난 9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2023년 데이터 또는 늦어도 2024년 데이터에서 남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 전립선암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암 발병률이 국가별 국민소득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감염병 등이 사망 원인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라며 "암 중에서도 자궁경부암 같은 경우 왜 소득이 낮은 국가에 많은가 하면 소득이 많은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 등의 예방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이 올라갈수록 남자는 전립선암, 여자는 유방암, 난소암 등이 더 많아진다"라고 덧붙였다.
전립선암과 같은 이른바 선진국형암이 늘어난 것은 검사방법의 발전이 영향을 미쳤다. 하 교수는 "(과거에는) 아마 진단을 못 해서 발견 못한 암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 전립선 특이 항원(PSA) 수치 검사를 통해서 조기에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암 또는 관련 문제가 있는 경우 PSA 수치가 높아진다.
다만 암이 아니더라도 비대증 등의 다른 요인으로도 PSA가 올라갈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히다. 전립선암은 크기가 작아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MRI)로 진단할 때 안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암을 진단하는데 조직검사가 중요하다. 문제는 조직검사를 진행하는 병리과 의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하 교수는 "우리나라 병리과 의사는 의정 갈등 이전에 아주 일상적일 때도 약 20~30%만 수급이 됐다"라며 "필요한 병리과 의사보 3분의 1 정도만 나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병리과 수가가 낮고 수익이 낮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 교수는 병리과 의사 부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된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병리과 의사가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가 몰리다보니 결과 보고서 또한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 교수는 "이때 인공지능(AI)이 의심되는 부분을 선별해주면 병리과 의사는 그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AI가 병리과 의사를 도와주면 업무 효율성이 개선되고, 임상에서 환자를 수술하는 의료진에게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AI가 임상현장에서 의료진을 도와주는 수단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딥바이오와 AI기반 임상연구를 해오고 있는 하 교수는 "(의료AI가)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부산대병원에도 심장박동, 혈압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위험이 예측되면 알람을 해주는 솔루션을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 진단을 비롯해) 모든 일반 환자도 앞서 설명한 의료AI 솔루션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