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환경의 날' 행사, 28년 만에 한국서…'취임 3일' 새 대통령 올까

21대 대선 이틀 뒤 제주서 개최…취임직후 일정 부담
대통령 첫 공식행사 될까…"환경정책 의지 시험대"

뉴시스
2025년 05월 14일(수) 11:11
[나이스데이] 환경부가 21대 대통령선거 직후에 열리는 세계 환경의 날 행사에 새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열리는 국제행사인 만큼 참석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환경 정책의 국정 우선순위를 가늠할 잣대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다음달 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한국에서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것은 1997년 이후 28년 만이다.

세계 환경의 날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유엔이 1972년에 지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1987년부터는 대륙별로 개최국을 선정해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을 비롯한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환경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로 자리매김 했다.

한국은 1996년 6월 5일을 법정 기념일인 환경의 날로 지정한 뒤, 이듬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세계 환경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와 별개로 1988년부터는 정부 주관으로 매년 국내 환경의 날 기념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올해는 28년 만에 세계 환경의 날 행사가 한국에서 열리는 데다, 행사 시기가 대통령 취임 직후와 겹치면서 대통령 참석 여부에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취임 불과 이틀 만에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신임 대통령이 참석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취임 이후 최소 며칠 간은 내각 임명과 참모진 구성 등 국정 운영의 기본 틀을 갖추는 작업이 이뤄지고 현충원 참배, 취임식, 외교사절 접견과 같은 국가의전과 각종 일정도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의 동선과 경호 체계가 완전히 정비되기 전에 제주에서 행사일정을 소화하는 것도 부담이 크다. 특히 이번 대통령은 전임자 궐위로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미국의 관세·통상 대응이나 민생경제 등 시급한 현안 대응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환경부가 대통령 참석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첫 일정'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대통령의 첫 공식일정이 환경 행사라면, 환경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관심을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세계 환경의 날 행사에 장관이 아닌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만으로 환경분야 현안을 환경부 차원이 아닌 국가 전체의 과제로 격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일자리와 노동을 강조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첫 공식행사 일정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와의 대화(2017년 5월 12일)를 택했다. 창조경제를 앞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창조경제 현장 방문(2013년 3월 12일)이 3·1절 기념식과 장교합동임관식 등을 제외한 첫 공식 현장 일정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환경 정책의 국정 우선순위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거라고 예상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환경의 날 행사(국내)에 참석한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2013년·2019년)이 유일하다.

정부는 9월까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국제사회에 제출해야 하고, 6월 말까지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두 작업 모두 산업계를 비롯한 각계각층과의 이해관계 조정이 필수적인데, 신임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기후위기 대응'이나 'NDC 달성'과 같은 의지를 표명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데 큰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관가의 평가다.

이에 환경부에서도 대통령 참석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환경부 관계자는 "세계 환경의 날 행사에 새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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