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생' 브라질産 닭고기 수입 중단…닭·계란값 자극할라 '예의주시' 계란·가금육·가금생산물 등 수입금지 뉴시스 |
2025년 05월 19일(월) 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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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국내 닭고기 수입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로, 이번 조치가 향후 닭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선적분부터 브라질산 종란(병아리 생산을 위한 계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 생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됐다.
이달 1일 이후 선적된 물량은 고병원성 여부를 검사한 뒤 반입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국내에 도착해 검역을 기다리는 브라질산 닭고기 물량은 총 37건, 844t이다.
정부는 "해당 물량은 HPAI 잠복기를 고려할 때 감염 우려가 크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국내 닭고기 수급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 수입 닭고기 수급 단가는 ㎏당 2.31달러(약 3231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납품업체들이 보유한 재고가 대체로 2~3개월치 있기 때문에 당장은 가격이 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농식품부는 상황 악화를 대비해 이날 오후 수입업체 및 가공유통업체들과 긴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입선 다변화 가능성과 국가별 수급 상황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농식품부는 브라질산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로 미국, 태국, 중국 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수급 불안이 현실화될 경우 닭고기 수입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도 검토 중이다.
이 관계자는 "수급 차질과 가격 상승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이어질 경우에 한해 할당관세 추진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장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용 닭고기는 국내산 위주로 조달되고 있다"며 "수입 중단 조치는 주로 단체 급식용이나 일부 유통용 제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수입 닭고기는 주로 식자재 업체, 단체 급식, 일부 외식 브랜드의 가공품(윙·봉·꼬치 등) 등에 사용된다.
다만 유통 현장에서는 닭고기 가격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브라질산 닭고기는 주로 가공용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당장 신선육 가격이 오르지는 않겠지만, 수입선 다변화에 시간이 걸릴 경우 가공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닭고기는 외식·급식 분야에서 많이 소비되는 대표적인 단백질 공급원인 만큼, 공급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7년 '브라질 썩은 닭 파동' 당시에도 한 달 새 국내 닭고기 소비자 가격이 8~10%가량 상승한 바 있다.
브라질 썩은 닭 파동은 2017년 초 브라질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유통기한을 넘긴 고기에서 썩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 금지된 화학약품을 쓰고, 유통기한을 위조해 수출한 사건이다.
정부는 향후 브라질 외 국가로부터 종란을 추가로 확보해 병아리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병행 검토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에 과도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도록 업계와 수급 현황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경우 국내 생산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