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보 유출" "불쾌"…교사에 '김문수 후보 특보' 임명장 전국 불특정 다수 교사에 국힘 후보 '교육특보' 임명장 뉴시스 |
2025년 05월 21일(수) 16:29 |
|
한때 개인정보 유출의 출처로 의심되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뿐만 아니라 무차별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총은 국민의힘에 강력 항의하며 재발 방지와 개인정보 삭제를 요구했다.
21일 오전 복수의 광주 지역 현직 교사에게 '제21대 대통령 선거(대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명의의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국민의힘 선대위와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링크를 누르면 임명장을 저장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임명장 링크'를 누르면 해당 교사의 이름이 적힌 임명장 이미지 파일로 연동되는 창이 나온다. 현재는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는 안내문만 뜨고 있다.
일부 교사는 링크 속 임명장 내용에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보부 시민소통본부 희망교육네트워크 교육특보로 임명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문자 메시지에는 임명장 외에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이력과 유세 일정 등을 볼 수 있는 '웹페이지'와 후원금 계좌 링크 주소까지 있었다. 문자 메시지는 임명장 삭제 요청도 가능한데 이 경우에도 개인 성명과 연락처를 기재해야 한다.
이 같은 임명장 문자메시지 파일을 받은 교사들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국민의힘 정당 활동과 무관하다. 광주 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충남·제주 등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때 교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인디스쿨'에서는 '한국교총에 가입했던 교사들만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가입 경험이 없는 교사는 문자메시지를 받지 않았다' 등의 글들이 잇따랐으나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중견 교사 A씨는 "국민의힘에 당원 가입한 적도 없고 임명에 동의한 적도 없다. 정당에서 개인 성명과 연락처를 어떻게 알아내서 이런 문자를 보내는지 매우 불쾌하다"며 "특히 최근 유심 해킹 사고로 예민한 시기인 만큼 개인 정보가 여기저기 유출된 건 아닌지 더욱 불안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사 B씨는 "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동의도 없이 출처 불분명한 경로로 수집한 개인 정보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활용된 게 불쾌하다. 삭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한국교총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회원 개인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 회원 교사들의 개인 정보를 유출하지도 않았고 할 수도 없다. 어느 정당과도 무관하다"며 "실제 파악해본 결과 어느 학교에서는 모든 교원들이 '대선 후보 특보 임명'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충남 교사노조에서는 조합원 상당수가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교원 단체·노조 가릴 것 없이 무차별 전달됐다"며 "오해와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교총의 입장문을 공표했고 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게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력 항의했다"며 "개인정보 즉각 삭제와 재발 방지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불특정 다수에 무작위로 개인 동의 없는 '대선 후보 임명장'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