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盧 묘역 참배 후 文과 오찬…정통성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

봉하마을 방문해 "노무현 여정 이을 것"…막판 '지지층 결집' 기대
이 "노무현, 정치검찰·정적제거 희생자…정치 아닌 전쟁 돼 참담"
문 "국민 존중받는 나라 만들어야" 권양숙 "국민들 희망 있지 않나"

뉴시스
2025년 05월 23일(금) 17:04
[나이스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를 위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며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민주당의 정통성을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평가나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 후 묵념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동행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훔친 이 후보는 방명록에 "'사람사는 세상의 꿈'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으로 완성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검찰 탄압 때문에 서거하신지 16주기가 되는 날"이라며 "5월 23일이 될 때마다 가슴 아픈 건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추구하셨고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획을 그은 업적도 남기셨다"며 "한미 FTA를 통해 대한민국이 통상국가로 세계로 진출하는 계기도 만드셨다"고 했다.

묘역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서는 "요즘 정치가 정치가 아닌 전쟁이 돼 가는 거 같아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상대를 제거하고 적대하고 혐오해서 결국 통합이 아니라 국민들을 오히려 분열시키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며 "그러한 역사적 희생자 중 한 분이 노 전 대통령인데 최악의 상황에서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다시 돼버린 거 같아서 여러 가지 감회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노 대통령께서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여정, '진짜 대한민국'에 가닿겠다"고 추모했다.

이 후보는 "노 대통령님은 저 이재명의 길을 만드는데 두 번의 큰 이정표가 돼 주셨다"며 "(사법)연수원 시절 당시 노무현 인권 변호사의 특강이 인생의 방향에 빛을 비춰줬고 대통령이 된 후 과감히 실행한 정치개혁이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6년 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하던 이재명이 지방선거 출마를 용감히 결단할 수 있었던 것, 바로 노무현 대통령 덕분"이라며 "돈과 연줄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진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정치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신 노 대통령, 저는 등대지기 노무현의 희망의 빛을 따랐고 어느새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기득권에 맞서고 편견의 벽 앞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의 꿈. 지역주의의 높은 산을 기어코 넘고 특권과 반칙이라는 바위를 지나 끝내 민주주의라는 바다를 향해 나아간 그 큰 꿈"이라며 "이제 감히 제가 그 강물의 여정을 이으려 한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새롭게 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지만 위대한 우리 국민과 함께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와 유시민 작가도 동석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은 배우자와 참석했다.

이 후보는 취재진에 "문 전 대통령은 지금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정하는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국민 뜻이 제대로 존중받는 제대로 된 나라를 꼭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큰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말씀해주셨"고 전했다.

권 여사는 "그래도 우리 국민들은 희망이 있지 않느냐고 하셨다"고 이 후보는 말했다.

이 후보와 문 전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오찬에 배석한 조승래 민주당 공보단장은 "검찰들이 쪼개기 기소와 과잉 수사로 권한을 남용한다. 망신 주기, 정치 보복이라는 문제 제기는 있었다"며 "검찰권을 바로세우는 게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외연 확장에 공을 들였다.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화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자 전통적 진보 진영 지지층의 결집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낙관론을 경계하며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 후보는 투표 독려 캠페인의 이름을 12·3 내란 사태에 빗대 '1·2·3'(기호 '1'번, '이'재명, '3'표 더)이라고 붙였다. 그는 "기호 1번, 이재명, 3표가 더 필요하다. 주위에 1·2·3 투표 캠페인을 전파해달라"고 호소했다.

한민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낮은 자세로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국민들 삶에 대해 경청하고 있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 한분 한분 찾아뵈면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뚜벅뚜벅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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